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노트북을 열며]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고?

기사 이미지

김창규
코리아중앙데일리 경제산업부장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논란은 폭염이나 한파 때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다. 각 가정에 쏟아지는 전기요금 폭탄에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한여름이 지나거나 한파가 걷히면 개편 논의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곤 했다.

빗발치는 개편 여론에도 정부가 소극적인 데는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비용 부담이 줄면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고 여기에 폭염·한파와 같은 이상 기온 현상까지 더해지면 전력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가정용(주택용)은 전체 전기 사용량의 13.6%에 불과해 누진제를 손본다 해도 전력 수요가 급증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애써 외면하려 한다. 전력 부족으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라도 발생하면 국가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란 논리가 앞서기 때문이다. 여기엔 2013년 6월의 ‘쓰라린 추억’도 작용했다. 당시 일부 원전의 가동 중단과 빗나간 전력 수요 예측 탓에 전력 부족 현상이 심해지며 블랙아웃의 막다른 골목에 몰리기도 했다.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을 늘리면 된다. 문제는 발전 설비를 마냥 늘릴 수 없다는 데 있다. 발전 연료의 90% 이상이 공해 유발 물질이다. 비중이 원자력 30%, 석탄 39.1%, 액화천연가스(LNG) 21.4%, 석유 1.5% 등이다.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발전은 더뎌 13년 뒤에도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머물 것으로 정부는 내다본다. 이러다 보니 발전 설비를 늘리려면 주민 반발 등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력 공급 확대보다 수요 억제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정부는 친환경적이라며 전기차 확산에 적극적이다. 완성차 업체에 관련 신기술 개발을 독려하는가 하면 전기차 구매보조금 등 각종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자체만 보면 전기차는 어떤 공해 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기차가 쓰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선 발전소는 각종 온실가스뿐 아니라 방사성 물질도 내뿜는다.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저자인 덴마크 학자 비욘 롬보르는 “미국이 2020년까지 석유 자동차를 10% 늘리면 대기 공해로 매년 870명 이상이 숨지지만 전기차를 그만큼 늘리면 사망자는 1617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전기차가 석유 자동차에 비해 효율이 떨어져 사실상 더 많은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논리다.

한국은 아직 발전 설비를 크게 늘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 화력 발전에선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원자력 발전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전기차가 전력 수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첨단제품은 어느 순간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블랙아웃 위기로 몰릴 수 있다. 발전 설비 확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미래의 전력 대란은 피할 수 없다.

김창규 코리아중앙데일리 경제산업부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