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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당 통합”, 김상곤·이종걸 “추미애로는 대선 패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당 대표에 출마한 김상곤·추미애·이종걸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있다. 김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당 대표 후보들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며 난타전을 벌였다. 당권 경쟁 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각 후보 간 신경전이 치열해진 모양새다.



더민주 대표 경선 서울 합동연설회

더민주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당원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 연설회를 열었다. 첫 연설자로 나선 이종걸 후보는 “특정 후보를 이미 대선후보라고 생각하는 당 대표가 나온다면 (대선) 흥행에 실패하고 강한 후보가 나올 수 없다. 그 결과는 대선 패배”라며 “문심(文心)의 낙점을 바라는 당 대표, 특정 후보의 수호천사를 자처하는 당 대표는 누군가를 강하게 하는 게 아니라 약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것은 문재인 전 대표에게도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고도 말했다.



김상곤 후보는 이날 처음으로 실명을 거론하며 추미애·이종걸 후보를 공격했다. 김 후보는 “추미애 후보는 ‘문재인만 있으면 된다. 야권 연대 필요 없다’고 하고, 이종걸 후보는 ‘문재인을 버리자. 문재인으로는 야권 연대가 안 된다’고 한다. 이래서야 정권교체가 되겠나”라고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추미애·이종걸 후보는 저를 초보라고 하지만 30년 이상 교수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고, 무상급식으로 민주진보진영의 최고 선봉에 섰다”고 말했다. 추 후보가 19일 충남 대의원대회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천둥번개와 돌풍·비바람을 막아야 하는 이번 대선 정국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경험 없는 초보운전은 할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김 후보는 추 후보를 향해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노동법 날치기로 당원 정지를 당했던 추미애 후보에게 대선 승리를 맡길 수 있겠냐”고 한 뒤 “친문(친문재인)에 이어 문 전 대표를 호가호위(狐假虎威) 하는 ‘호문(狐文)’까지 나타나 후보들이 집권이 아니라 당권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는 두 후보의 지적에 반박하는 대신 ‘통합’을 강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추 후보는 “1995년 8월 DJ(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 입당 원서를 썼다. 그때 지팡이를 짚고 나오신 DJ를 봤다. 그 지팡이는 용서와 화해의 지팡이였다”며 “남을 쓰러뜨리기 위해 지팡이를 휘두르는 대신 용서와 화해의 지팡이로 썼다. 21년간 단 한 번도 당적을 바꾸지 않은 추미애가 앞장서 공정한 대선 경선의 중심추가 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국 지지자들이 한목소리로 ‘분열을 멈추고 통합하라’고 요구한다”며 “평화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화해를 이끌어온 추미애가 앞장서서 당원을 믿고 국민적 당으로 만들어내겠다”고 호소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주말 서울·경기 시·도당 대회가 끝나면 당권의 윤곽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최명길 의원은 “현재 비주류 단일 후보인 이종걸 의원의 득표력은 어느 정도 가늠이 되는 상태인데 추미애 후보와 김상곤 후보에게 막판 표심이 어떻게 쏠릴지가 관건”이라며 “주말 사이 시·도당 대회 결과가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종학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부터 당규로 국회의원과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이 공개적으로나 집단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예전 같았으면 현역 의원들의 공개 지지로 어느 정도 흐름이 파악됐는데 올해는 각 후보들의 주장만 있을 뿐 사실상 ‘깜깜이 선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함께 치러진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서는 김영주(3선·서울 영등포갑) 후보가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와 현장투표를 합산한 결과 52.9%의 득표율로 서울시당위원장에 당선됐다. 김 후보는 현장 투표인 대의원 투표에선 48%로, 박홍근 후보(재선·서울 중랑을)에게 4%포인트가량 뒤졌으나, ARS 투표인 권리당원 투표에서 57.8%의 득표율로 박 후보를 15.7%포인트 앞섰다. 김 후보가 온라인 당원이 많은 친문 진영의 표를 박 후보보다 더 많이 흡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 의원의 당선에 대해 당 관계자는 “김 후보가 주류의 지원을 받는 추미애 후보와 지지세력이 겹쳐 사실상 ‘러닝메이트’에 가까웠던 만큼 이번 결과가 당 대표 경선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두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했기 때문에 반대표가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시당위원장 선출 임시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가 요즘 날씨만큼이나 과열돼 있다”며 “올림픽의 감동이 진 후보가 깨끗이 승복하고 축하해주는 데 있는 것처럼, 각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하나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김 후보는 정세균계로, 친문 진영의 지원을 받고 있다. 당내 친문 세력으로 분류되는 김현·정청래·진성준·최민희 전 의원이 사실상 ‘지지선언’에 가까운 기자간담회를 연 바 있다. 박 후보는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 막내로 꼽힌다. 주류 세력과도 가깝지만 시민사회 활동을 통해 박원순 시장과도 가까워 김 후보와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 투표에 앞서 김 후보는 “97년 온 힘을 다 바쳐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었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도 희망돼지 저금통을 들고 전국을 누비며 ‘노무현을 살려 달라’고 했다”며 “DJ가 발탁하고 노무현이 인정한 김영주에게 서울시당을 맡겨 달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당위원장이 당내 특정 계파에 속하면 당내 세력을 조절할 수 없다. 당 세력을 단결시키고 야권 협력을 이끌어 당을 더 크게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호남 출신으로서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고 20~30대를 투표 현장으로 끌어와 수도 서울을 혁신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당위원장 선거에서는 친문계 핵심의원인 박남춘(재선·인천 남동갑) 후보와 손학규계인 박우섭(인천 남구청장) 후보가 경쟁한 결과 박남춘 후보가 67.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1일 열리는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는 역시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전해철(재선·안산 상록갑) 의원과 비주류 이언주(재선·광명을) 의원이 출마했다.



 



 



최선욱·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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