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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로, 현대무용으로… 학춤의 변신은 무죄

한성준의 학춤



2014년 한성준 탄생 140주년을 기념해 창설된 ‘대한민국 전통무용제전(주최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이 올해는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혀 우리 전통춤의 의미 확장을 시도한다. ‘한성준 춤의 시원과 확산’을 주제로 한국을 넘어 중국과 일본에 파급되어 오늘로 계승되고 있는 한성준과 우리 근대 춤의 흐름을 반추하는 축제 한마당이 열린다.



제3회 대한민국 전통무용제전-한성준 춤의 시원과 확산, 8월 25~2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등

명무 한성준(1875~1941)은 일제 강점기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전통 춤을 집대성하고 무대 양식화의 업적을 남긴 근대 전통 무악의 거장으로, 고종이 종 9품 참봉 벼슬을 내렸던 당대의 스타 춤꾼이다. 충남 홍성의 세습 무가 출신으로 8세 때 이미 춤과 장단, 줄타기 등 민속 예능을 익혀 최고의 고수로 이름을 떨쳤고, 서울 입성 후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설립해 전통 춤과 음악의 보급과 확대에 일생을 바쳤다. 후대에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신무용가 최승희와 조택원을 필두로 한영숙·강선영 등 기라성 같은 춤꾼들을 배출한 ‘우리 춤의 시조’라 할 만하다.



올해 ‘대한민국 무용제전’에서는 그의 춤이 아시아로 확산된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 한국 최초의 무용극 ‘학’(1940)의 악보 일부가 발견된 덕이다. ‘학’은 신무용가 조택원이 한성준에게 전통학춤을 배워 일본의 근대음악가 다카기 도로쿠(高木東六)에게 작곡을 의뢰해 창작한 작품. 1940년 도쿄 히비야공회당 초연 당시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가 관람했다는 기록도 있다. 춘하추동 4계절의 이야기를 담은 40분짜리 무용극이지만 발견된 것은 10분 분량의 2악장 ‘봄’ 부분이다.



일본 유학 당시 발레를 즐겨 관람했던 조택원이 만든 최초의 ‘한국식 발레’인 만큼, 다카기가 작곡한 음악도 경쾌한 리듬의 발레 조곡이다. 다카기가 프랑스 유학 시절 영향을 받은 라벨의 볼레로풍 선율을 바탕으로 곳곳에 아리랑 가락도 들린다. 한·일 양국의 무용 전문가들은 악보 발굴 이후 ‘학’ 무대의 복원과 재창작에 나섰고, 그 공동 합작의 결과물들이 26일 ‘한일공동 ‘학’ 복원&재창작’ 무대에서 대대적으로 발표된다.



박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재구성한 한성준 전통학춤으로 막을 열면,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을 비롯해 한국적 현대무용을 정립한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발레리노 이원국 등이 일본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마쓰모토 뎃페이, 소프라노 마쓰다 치에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저마다 재창작한 ‘학’을 선보인다.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발레까지 3장르를 넘나드는 ‘학’의 변용을 한 자리에서 목격하게 되는 셈이다.



이날은 총 예술감독인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해설자로 나서, 악보 발굴자인 후지이 코키(藤井浩基) 시마네대학 교수와 함께 렉쳐 프로그램 형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지난 7월 다카기 도로쿠 타계 10주년 행사로 일본 돗토리현 와라베칸 박물관에서 이미 ‘학’을 초연했던 국수호 선생은 건강 문제로 무대에 서지 못하고 일본 공연 영상으로 순서가 대체될 예정이다.



27일에는 ‘한·중 우리 춤문화유산의 향연’을 테마로 양국에서 활동하는 춤의 거장들이 총출동한다. 한성준-한영숙으로 이어진 춤맥을 잇고 있는 한국창작춤의 대모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의 ‘산조춤’,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의 ‘한푸리’ 등 거장들의 녹슬지 않은 춤사위로 한성준 춤의 시원을 돌아본다. 고(故) 정재만 선생을 사사한 중국의 대표적 조선족무용가 한현걸 베이징무도대학 교수와 조선족무용의 메카인 옌벤대학교의 김영화 교수도 출연해 한성준 춤이 중국 조선족무용사회로 파급되어 계승되고 있는 춤의 흐름을 보여준다.



한편 개막공연인 25일 ‘우리 춤의 맥·혼·몸짓’은 전통춤의 현재를 돌아보는 젊은 무대다. ‘미래의 명무’라 할 7인의 중견무용가가 한성준을 시원으로 하는 다채로운 전통춤의 향연을 펼쳐 보인다. 임현선 대전대 교수의 ‘태평무’(강선영류), 정혜진 전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의 ‘고풍’, 김삼진 한예종 교수의 ‘살풀이춤’ 등이다. 성기숙 총예술감독은 “전통적으로 우리 공연예술은 가무악이 하나였다”며 “3일 공연 내내 국악 라이브 연주와 함께 전통 공연의 원형을 살린 특별한 무대”라고 강조했다.



28일에는 한·중 학자들이 중심이 된 국제무용학술포럼으로 축제의 막을 내린다. 정재왈 안양문화재단 대표를 비롯해 중국 무용계의 대표적 지성으로 손꼽히는 우장핑 중국예술연구원 교수, 중국 유일의 무용전문 월간지 『무도(舞蹈)』 편집장 장펑 등이 참여해 ‘아시아 춤의 근대화와 한국 근대춤의 노정’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다. ●



 



 



글 유주현 객원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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