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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향 롯데콘서트홀 개관공연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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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과 현, 타악기가 섞인 총주 위로 장엄한 오르간 음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16일,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리허설이 펼쳐진 롯데콘서트홀은 별천지였다.

“요청 오면 한국 악단 객원지휘 하겠다”

이날 이들은 19일 개관기념 음악회에서 연주될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의 4악장을 연주했다. 롯데콘서트홀의 음향은 새롭고 탁월했다. 목관악기 소리가 청아하게 들리고 연주자도 가까이서 보였다. 프랑스 레퍼토리에 강한 정명훈답게 능숙한 지휘였다. 이번 리허설과 실황은 녹음돼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발매될 예정이다. 이날 정명훈은 백스테이지 컨트롤 박스의 음반 녹음 프로듀서 마이클 파인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지휘했다. 객원 악장인 스위스 베른 심포니 악장 알렉시 뱅상을 비롯한 98명이 무대 위에서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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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도중 단원들이 모두 내려오기도 했다. 홀 음향을 설계한 도요타 야스히사의 제안으로 금관군의 음량 조절을 위해 단 높이를 더 올렸기 때문이다. 무대 위와 아래 모두가 조금이라도 좋은 소리를 찾기 위해 꼼꼼하게 녹음에 임하고 있었다. 평소 인터뷰나 간담회를 꺼리는 정명훈이지만 이날은 기자들 앞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었다. 지금까지 그가 가장 말을 많이 한 간담회로 손꼽을 만했다.
8개월 만에 서울시향과 연주했다. 소감은.
"그동안 같이 일한 음악가들이다. 호흡은 말할 것도 없이 잘 맞는다. 모두 다시 보게 돼 반갑다. 새 홀 오프닝 콘서트라 특별한 기회에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해보니 음향이 어떤가.
"처음이니까 앞으로 조정할 부분도 많겠지만, 이만하면 충분히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좋은 홀이 생겨 감사하게 생각한다. 홀도 홀이지만 연주자가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이 처음 오픈했을 때 2700석 규모가 워낙 커서 걱정했었다. 파바로티가 부른 이후에 음향이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진짜 숙제는 연주자들이다. 여긴 충분히 훌륭한 소리가 나올 수 있는 홀이다. 우리가 잘 해야 한다."
지금까지 10장의 음반을 만들었다. 이번 공연도 음반으로 나온다. 서울시향의 레코딩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
"레코딩은 오케스트라 훈련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시간을 잘 사용해야 한다. 그동안 음반 녹음을 계속 했기 때문에 이만큼 실력이 올라온 거다. 올라가는 건 지독히 힘든데 내려가는 건 너무 쉽다."
(검찰 소환 등)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어려움을 통해 배운 게 있다. 음악가들이 진짜 훌륭한 음악을 만들다 보면 점점 사람도 좋아지고 훌륭해진다는 거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잘 사는 걸 넘어서 훌륭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 기술적인 것을 넘어서 인간의 질적 수준(human quality)이 올라가야 한다. 한국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를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됐다."
다시 서울시향에 올 생각은 없나.
"지금은 다시 책임을 맡을 생각이 전혀 없다. 옛날부터 60살 되면 그만두겠다고 했다. 음악은 그만둘 수 없지만, 음악을 통해서 더 뜻 있고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서 하고 싶다. 그럼 내가 찾는 건 어렵고, 내게 누가 도와달라고 요청을 하면 더 쉬울 것 같다. 이를테면 유니세프 같은 활동은 훨씬 편하게 할 수 있다."
진은숙의 작품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를 초연한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에 헌정한 곡이다.
"연주가 너무 힘들지만, 기쁘고 영광스럽다."
8개월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소감은.
"우리의 보스(boss)는 작곡가다. 우리는 청중을 위해서 일한다. 최고의 연주를 들려줘야 한다. 나는 외국 나가면 늘 한국 청중에 대해 자랑한다. 서울의 청중들이 얼마나 뜨겁게 음악을 사랑하는지를. 우리 청중은 열정적이다. 이번 연주뿐 아니라 라 스칼라하고 한국 무대에 올 때도 청중을 자랑하고 싶다."
그동안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된 부분이 많다.
"내가 한국어가 서툴러 말실수한 게 아쉽다. 검찰에 갔을 때도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 기자들이 다들 너무 '불쌍해 보인다'고 한 것도 실수였다. ‘안타깝다’, ‘마음이 아프다’란 의미였다. 나는 영어가 제일 편하고,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한국어 순서로 능숙하다."
이번 연주로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나.
"‘이걸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 없다. 그런 식으로 결과에 대해서 생각하고 지휘하지 않는다. 듣는 여러분이 판단할 일이다. 우리는 음악 안에서 이 작곡가를 위해서 이걸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연주할 때는 목적이 하나다. 어떻게 이 음악을 살릴 수 있을까. 처음 들려주는 음악처럼 느끼게 할 수 있을까."
롯데콘서트홀의 음향에서 보강할 점은 무엇인가.
"빈 무지크페라인잘 같은 곳은 워낙 울림이 좋아서 누구나 굉장한 소리가 나온다. 그런 홀보다는 연주가에 책임을 많이 주는 곳이 탁월한 홀이라는 생각이다. 실력에 따라서 차이도 많이 나고, 실력이 늘어나면 그 발전상을 느낄 수 있는 홀, 내겐 베를린 필하모니가 그랬다."
서울시향 외에도 우리나라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생각이 있나.
"음악감독은 안 맡지만, 객원지휘는 요청이 오면 어느 오케스트라든 할 생각이 있다. 그동안 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도 지휘했다. 오늘 여러 기자들 만나서 반가웠다. 이런 간담회를 무척 싫어하지만, 여러분이 궁금해 할 점이 많다는 걸 이해했다. 그래서 시간을 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사진 롯데콘서트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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