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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이가 춘향이 돼부렀어” 이정현식 저잣거리 화법

“춘향이가 세월 가니 월매 돼부렀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건넨 인사말이라고 한다. 춘향전의 주인공 성춘향이 ‘춘향이 엄마’인 월매가 될 정도로 세월이 흘렀다는 의미다. 그는 대표에 당선된 이후 “향단이가 춘향이 돼부렀다”는 말도 주변에 자주 쓴다고 한다. 춘향이의 몸종인 향단이 신세였던 본인이 마치 주인공 성춘향처럼 성공했다는 뜻이다.

‘이정현 화법’이 화제다. 저잣거리의 쉬운 언어, 직설적인 돌직구식 표현, 만담식 비유가 특징이다. 한시나 사자성어 같은 정치인식 미사여구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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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의원들이 외교 한다고 8~10일씩 해외에 나가 최고급 관광을 하는데, 이걸 누군가 비디오로 찍어 보여주면 국민들이 돌 들고 달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심의) 7~8일 남겨놓고 내 키의 7~8배 되는 (정부) 예산서가 오는데, 이거 만화책이라고 해도 7일 동안 읽으라면 다 못 읽는다”(13일 인터뷰)고도 했다.

15일 기자간담회에선 차기 대선주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파란불 켜지면 가고, 빨간불 켜지면 안 가는 상식 차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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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화법이 그를 곤경에 빠뜨린 적도 있다. 특히 2008년엔 그의 단골 메뉴인 ‘춘향이’와 ‘월매’가 논란을 낳았다.

국회 상임위에서 전병헌 당시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의원이 질의 도중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들에게 “초선 의원이 많아 현실을 잘 모르고 정부 편을 든다”고 지적하자, 당시 비례대표 초선이던 이 대표는 "초선 의원이 어쨌다는 거냐. 야! 춘향이가 늙어야 월매 되는 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자기보다 선수가 하나 높았던 전 의원을 늙은 월매에, 자신을 춘향이에 비유한 것이었다. 이 표현은 야당의 강한 반발을 샀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한나라당 상근 부대변인이던 그는 “아햏햏(황당하고 엽기적이라는 의미의 인터넷 조어) 개혁도 이 정도면 막하자는 것”이라고 비판논평을 냈다가 논란을 빚었다.

반면 2014년엔 이정현식 화법이 선거전에 크게 먹혔다. 그는 전남 순천-곡성 재·보궐 선거 당시 “당선만 되면 이 지역에 예산을 폭탄처럼 투하하겠다. 순천과 곡성을 호남 예산 지원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며 ‘예산 폭탄론’을 들고 나왔다. 예산 폭탄론이 잘 안 먹히면 "일단 (나를)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1년10개월 뒤 총선에서 버려달라”며 ‘반품론’도 제기했다.

이런 거침없는 화법이 오히려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한번 말문이 터지면 좀처럼 멈추지 않는 속사포 화술과 관련해 이 대표는 “쉽게, 크게, 정확하게 말하는 훈련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국회의원이 되기로 결심한 뒤 산을 바라보며 “우리 동네 전체를 기와집으로 만들겠습니다”고 소리치며 했던 연습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정현 대표의 화법은

■ 저잣거리 화법= “일단 (나를)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1년10개월 뒤 총선에서 버려달라”(2014년 재·보궐 선거 유세)

■ 비유 화법=“간이 아프면 간만 아픈 게 아니고 콩팥이 아프면 콩팥만 아픈 게 아니라 온몸이 아프듯 호남이 아프면 호남만 아픈 게 아니라 온 나라가 아프다”(2014년 재·보궐 선거 유세)

■ 돌직구 화법= "의원외교 하러 나가서 최고급 관광하는 셈. 속속들이 비디오로 찍어 보여주면 국민들이 돌 들고 달려들 것”(지난 13일 본지 인터뷰)

“아햏햏 (어처구니없다는 뜻으로 당시 유행어). 개혁도 이 정도면 막가자는 것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개혁 공격하며)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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