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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광주 서구청의 부실한 영어캠프, 간부는 황당 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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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내셔널부 기자

광주광역시 한 자치구가 주최한 영어캠프에서 구청 간부가 참가 청소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광주시 서구는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한 초등학교에서 초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영어캠프를 진행했다. 2019년 광주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맞아 기획된 이 영어캠프에는 시비 3300만원과 구비 1000만원이 투입됐다.

참가 학생들도 1인당 4만원씩 냈다. 다른 영어캠프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긴 하지만 분명히 무료가 아닌 유료 프로그램이었다. 더욱이 시·구비 4300만원은 결국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마련한 돈이다.

그런데 구청 간부가 황당한 발언을 하면서 제 돈 내고 영어캠프에 참가한 사춘기 청소년들이 큰 상처를 받았다. 이 간부는 영어캠프 첫날인 지난 1일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학생들에게 “‘땡잡았다’고 외쳐보라”고 했다고 한다.

당사자는 부인하지만 해당 간부의 발언은 학생들에게 “구청에서 저렴한 참가비로 너희에게 영어교육 기회를 제공했으니 감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일부 학생들은 첫날 귀가한 뒤 실제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학부모들은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반발했다. 광주시와 서구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해 자녀가 받은 상처를 전했다. 무엇보다 구청 고위 공직자의 비뚤어진 인식에 대한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한 학부모는 “구청 직원이 사비를 털어 영어캠프를 연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간부는 일부 학부모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한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참가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해당 간부의 발언이 더욱 민감하게 다가온 것은 영어캠프 준비 자체가 부실했던 측면도 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영어캠프 첫날 오전 개회식 시작 직전까지 학생들은 무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구청 측과 이번 프로그램을 주관한 한 교육 단체 측이 개회식이 가까워지도록 학교 강당 문을 열지 않고 에어컨도 가동하지 않아서다. 당시 광주의 평균기온은 30도, 최고기온은 35.7도를 기록할 정도로 더위가 극심했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이 시작된 뒤에도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일부 학생들은 교재도 제때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영어공부를 했다” 말했다. 광주시가 공모해 기획된 이번 영어캠프가 내실은 없고 국제 행사와 관련해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임우진 서구청장의 치적쌓기용 아니였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설령 무료 프로그램이었더라도 정말 아이들은 ‘땡 잡은’ 것일까.

김호 내셔널부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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