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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세종시 문제 국회도 책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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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미
정치부 기자

16일 오후 국회 본청 510호 옆에 설치된 TV 앞에는 공무원 20여 명이 모여 앉아 있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원하기 위한 ‘대기조’였다. 같은 층 휴게실 두 곳에도 각각 30여 명의 공무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TV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날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면서 국회엔 정부세종청사에서 올라온 ‘배낭족’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다음달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국회는 ‘의원(보좌진) 반 공무원 반’이 될 것이다. 국회 주변 커피숍을 배회하는 ‘행정낭인’으로 불리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이들이 상경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회 업무 때문이다. 의원실에서 부르고, 상임위에서 부르고, 당정협의회에서 부른다. 장관도 업무차 서울에 자주 올라오니 부처 회의도 서울에서 종종 열린다. 세종시와 서울을 왕복하는 V자 코스는 물론 N·M자 코스를 다녀야 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길국장’ ‘길과장’이란 말도 생겨났다. 대부분의 시간을 길에서 보낸다는 의미다. 자연스레 현장의 목소리를 듣거나 정책 개발에 투자할 시간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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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국회의 행정부 견제는 당연하지만 이런 이유로 국회도 행정부의 비효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 국회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 11일 전기요금 누진제 대책을 논의했던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대신 채희봉 에너지자원실장을 불렀다. 한 참석자는 “실무진에게 물어볼 수 있어 오히려 장관을 부르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고 한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장관이 참석해야만 국회의 권위가 선다는 인식엔 문제가 있다. 권위를 세워야만 행정부 견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여야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4·13 총선에선 여야 모두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국회 예결위의 경우 밤늦게까지 심의하는 경우가 많다. 세종에서 회의를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격 화상회의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국회는 본청 2곳, 입법조사처 1곳, 의원회관 1곳 등 총 4곳에 화상회의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용 실적은 2014년 8월 설치 이후 133건이 고작이다.

이참에 복지부동·보신주의 때문에 ‘탁상행정’ ‘변양호 신드롬’이라고 비난받는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행정부의 비효율 개선을 위해 국회의 적극적인 응답이 필요한 때다.

박유미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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