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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와 중기] “금융도 새우깡처럼 팔아보자…편의점 ATM 우리가 처음 깔아”

급히 돈을 찾을 때 쓰는 편의점 자동화기기(ATM), 공과금을 납부할 때 사용하는 가상계좌, 공공기관의 횡령 사고를 예방하는 e세출 시스템. 이 서비스들은 모두 핀테크 전문 기업 ‘웹케시’의 작품이다. 웹케시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핀테크 서비스만 10여 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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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수 웹케시 대표가 서울 영등포 본사 상황실 앞에 서 있다. 고객사의 네트워크 트래픽 등이 한 눈에 보인다. 윤 대표는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금융과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사진 전민규 기자]

1999년 문을 연 웹케시는 동남은행 출신 직원 10명이 만든 B2B 핀테크 회사다. 89년 부산·경남 지역을 거점으로 설립돼 전국 영업을 실시했던 동남은행은 다른 회사보다 전자금융 분야에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자했었다. 하지만 97년 외환위기 이후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지 못해 퇴출 은행으로 지정됐고, 98년 한국주택은행에 인수됐다.

처음 웹케시의 기반을 닦은 이는 웹케시의 계열사 비즈플레이를 이끌고 있는 석창규 비즈플레이 대표다. 동남은행 전자금융팀에서 일했던 석 대표는 전자금융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주택은행에 사표를 낸 뒤 창업에 나섰다. 이후 윤완수(53) 웹케시 대표 등 동료들도 의기투합해 현재의 회사를 만들었다.

윤완수 대표는 “석 대표가 초창기 전자금융을 접하고 ‘인터넷은 금이 가득 묻혀 있는 노다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가 어떻게 금을 캐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동료들과 전자금융 사업을 시작한 것이 웹케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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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케시의 첫 사업 모델은 편의점 뱅킹 서비스였다. 윤 대표는 “‘금융도 새우깡 팔듯이 편의점에서 팔아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세븐일레븐을 설득해 2000년 세븐일레븐 매장 200곳에 ATM을 처음 설치했다. 기기 제조는 노틸러스 효성에서 맡았다. 윤 대표는 “효성도, 세븐일레븐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무조건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모두가 안될 것이라 했던 편의점 뱅킹 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었다. 윤 대표는 “당시 서울 외곽이나 지방에는 은행 지점이 많지 않아 불편을 겪는 이들이 많았다. 우리가 편의점 ATM으로 금융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이 한창 커지던 2001년 웹케시는 이 사업을 접었다. 시장 규모가 커지자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뱅킹 서비스로 가능성을 확인한 웹케시는 가상계좌 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90년대 보험회사들은 입금자가 확인되지 않는 보험금을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웹케시는 실제 계좌와 연결된 여러 개의 가상계좌를 만들어 개인들에게 나눠주는 방법을 떠올리게 됐다. 2000년 하나은행과 손잡고 시작한 가상계좌 서비스를 보험사, 통신사, 한국전력 등이 처음 도입했고 점차 확산돼 갔다.

이후 4~5개 회사가 이 시장에 들어오자 웹케시는 다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섰다. 윤 대표는 “자본으로 경쟁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시장이 커지는 건 우리에게 오히려 불리했다”며 “새 서비스를 다시 개발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일을 반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웹케시가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한 것은 2002년 기업용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부터다. 개인들이 쓰는 인터넷뱅킹에 전자결재 시스템을 접목한 것으로 직급별 승인 절차를 거쳐 인터넷으로 기업의 대금 결제를 가능케 한 것이다. 윤 대표는 “출시 1년 만에 전국의 시중은행으로 확산됐다. 웹케시의 매출이 연 100억대로 뛰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신문을 장식하는 금융사고가 새 기술을 개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웹케시가 선보인 지방자치단체 e세출 시스템이 한 예다. 윤 대표는 “공금 횡령 사고, 기초 노령연금 횡령 사고 등에 대한 관련 기관의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에서 시작된 서비스”라고 말했다. e세출은 전자 지출 결의, 예금주 확인 시스템 등을 도입해 공금이 엉뚱한 개인 계좌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후 기업 자금관리 시스템, 정부·지자체 전자지출 시스템 등 각종 전자금융 기술 개발을 이어간 웹케시는 직원 300명, 연 매출 887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웹케시는 중국과 캄보디아, 일본 등 현지 법인 3곳을 두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추후 더 많은 아시아 국가로 비즈니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연 매출 5~10%를 투자해 각종 금융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집하는 ‘스크린 스크래핑’ 등 핀테크 시대에 대비한 기술을 개발중이다.

올 하반기 중에는 ‘모바일 뱅킹 2.0’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윤 대표는 “현재의 모바일 뱅킹은 웹페이지에 구현된 기능을 그대로 옮겨온 수준에 불과하다”며 “공인 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도 간편 숫자 4~6개로 빠른 송금 및 이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은행을 가지 않고도 모든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고객에게 더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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