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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한국 하늘에 ‘차이나 드론’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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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들어선 DJI 아레나의 외관. [사진 DJI]

16일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의 한 컨테이너 빌딩. 400평 남짓(1395㎡)한 실내는 오색 조명을 켠 다양한 모양의 구조물로 가득 차 있었다. 커다란 원 모양의 조종석 네 개가 구조물들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조종석에 앉아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했다.

세계 최대 DJI, 자국 아닌 용인에 실내 비행장 1호
“기술 집약형 제품 수요 커 시험 무대로 매력”
규제에 발목 잡혀 레저용 제품 때 놓친 한국
폭발 성장 예상 상업용은 주도권 잡아야

“이제 드론(무인항공기)이 올라갑니다.” 5m가 넘는 크기의 구조물이 순식간에 눈앞으로 다가왔다. 드론이 장애물을 넘나들며 비행장을 날아다니는 대로 시야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이곳은 세계 최대 드론 업체인 중국 DJI가 17일 개장하는 실내 비행장 ‘DJI 아레나’다.

아레나는 DJI가 처음으로 연 실내 비행장이다. 날씨나 안보 규정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드론을 날려보고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한 DJI는 왜 중국이 아닌 한국에 첫 실내 비행장을 열었을까. 올 3월엔 중국 선전에 이은 세계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도 서울 에 연 DJ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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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실내 비행장 아레나에서 드론 조종사들이 비행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관람객들은 조종석 뒤에 설치된 모니터로 드론의 시각에서 촬영된 영상을 볼 수 있다. [사진 DJI]

문태현 DJI 코리아 법인장은 “시험 무대로서 한국 시장이 가진 매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법인장에 따르면 서울 매장은 선전 매장보다 소비자 연령대가 다양하고, 드론 전문 촬영 장비 등 기술 집약적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다. 문 법인장은 “실내 비행장이 어떤 생태계를 조성하고 드론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점검하기엔 중국보다 한국이 낫다고 본사가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DJI가 시험 무대로 점찍은 한국이지만 정작 국내 민간 드론 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2006년 설립된 DJI의 직원 수는 5500명. 이 중 연구 인력이 1800명 이상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가장 큰 드론 업체도 직원이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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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DJI가 플래그십 스토어나 실내 비행장을 통해 키우려는 취미·레저용 드론 시장은 국내에서 제대로 진출한 업체가 거의 없다. DJI가 10년간 차근차근 저변을 확대하며 기술에 대한 안전성을 쌓아오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이 시장의 성장성을 간과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상업용 드론을 개발하는 송재근 유콘시스템 대표는 “시장을 놓쳤다”고 솔직히 표현했다. 송 대표는 “최근까지만 해도 취미용 드론 시장이 크면 얼마나 크겠느냐는 게 대다수 국내 업체의 생각이었다”며 “특히 DJI가 내놓는 멀티콥터(여러 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드론)는 비행기로 취급하지 않고 무시하는 업체도 많았다”고 말했다.

규제도 발목을 잡았다. 분단 국가의 특성상 국내의 항공 규정은 유난히 까다롭다. 지금도 서울 강북 대부분의 지역과 강남 일부 지역에선 장난감 드론조차 띄울 수 없다. 지난달 시행령이 개정되기 전엔 드론 운행을 통한 상업적 행위도 완전히 금지돼 있었다. 정용식 국토교통부 첨단항공과장은 “그동안 규제로 인해 산업이 자유롭게 크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최근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만큼 다양한 업체의 시장 진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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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을 통과하고 있는 DJI 최신 드론 ‘팬텀 4’. [사진 DJI]

이제 와서 레저용 드론 시장에서 DJI 등 중국 업체를 쫓아갈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한국의 드론 기술은 군사용 무인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세계 정상급이다. 하지만 중국 업체만큼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내놓는 게 불가능하다. DJI의 최신형 드론 ‘팬텀 4’는 소비자가격이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진정회 엑스드론 대표는 “한국에서는 아무리 저렴한 드론을 만들어도 소비자가격이 500만원은 돼야 타산이 맞을 것”이라며 “레저용 드론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하진 않을 거란 전망을 감안하면 투자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관건은 앞으로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느냐다. 상업용 드론 시장은 올해 시장 규모가 3억9000만 달러(약 420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초기 단계다. 하지만 2025년엔 65억 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로 레저용 시장의 두 배 수준으로 성장할 거란 관측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국토 조사 및 순찰 ▶산불 감시 ▶건축물 안전진단 등 15개 용도의 드론에 대해 시범 개발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강창봉 항공안전기술원 박사는 “상업용 드론 시장은 이제 막 개척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가 과감하게 기술 투자를 하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용인=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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