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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금리 시장 활성화 불 지핀 어느 핀테크 업체의 실험

우리 경제의 고질병이 된 가계부채는 양과 질, 양쪽의 질환을 앓고 있다. 올 3월 기준 1223조원이란 엄청난 양이 우선 문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증가 추세가 꺾였다”며 반박했지만 그렇다고 양의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7월 가계대출은 6조2000억원으로 6월의 6조5000억원보다 증가세가 줄긴 했다. 2월부터 은행권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은행 돈줄이 막힌 가계는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으로 내몰렸다. 올해 5월까지 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15조9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상반기(8조8000억원)보다 7조원 넘게 늘었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가계부채가 비은행권으로 쏠리면 질의 문제가 불거진다. 고금리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우리 대출시장은 은행권의 연 6% 이하 저금리와 비은행권의 연 15% 이상 고금리로 양극화돼 있다. 은행 돈줄이 조여지면 서민 가계의 상환 부담이 급증하는 구조다. 연 7~15%의 중(中)금리 시장 활성화가 시급한 이유다.

마침 핀테크 업체이자 업계 선두 P2P(개인 대 개인 대출) 회사인 8퍼센트가 지난주 금융권 최초로 ‘최저금리 보상제’를 내놓았다. 더 싸게 돈을 빌려주는 곳이 있으면 10만원을 보상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P2P 업체들이 늘어나자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털 회사도 중금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선 “실질적 금리 인하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금리 시장은 그간 은행이나 금융 당국이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돈 안 되고 관리가 힘들다며 방치했던 분야다. 이걸 핀테크 업체가 뛰어들어 바꾸고 있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그간 P2P 업체를 ‘금융의 변방’쯤으로 취급해 왔다.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라며 방치해 왔다. 그러나 P2P 업계는 스스로 핀테크야말로 가계부채의 뇌관을 제거할 수단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임을 증명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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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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