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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반퇴의 정석] ⑪ 은퇴 크레바스 넘기(상) 미리 준비하면 재취업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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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명대를 졸업해 대기업에 들어간 A(51)씨는 올 초 퇴직했다. 인력 슬림화에 나선 회사에서 임원을 비롯해 부장급 자리를 크게 줄이면서다. 그는 6개월째 새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오라는 곳이 없어 무직자로 지낸다. 지인을 만나 소문도 내보고 이력서를 넣어도 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올 초 다보스포럼에서 향후 5년 내 일자리가 700만개 줄어들고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200만개가 새로 등장해 결과적으로 5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예견한 것이 현실화하고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일을 계속 대체하고 공장에서는 산업용 로봇이 확대되면서 화이트칼러ㆍ블루칼러 할 것 없이 일자리가 계속 들어들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노후가 길어지면서퇴직한 뒤에도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반퇴시대에선 재취업은 필수가 되고 있다.

재취업의 방법에 왕도는 없다. 미리 준비하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 이외에 아무 것도 정형화된 정답은 없다. 가장 큰 원칙은 퇴직 전부터 준비해서 바로 재취업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단 생각해보자면서 오래 쉬면 쉴수록 새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연착륙의 지름길이란 얘기다.
 
 |재취업 빨리 하려면 핵심 스펙에 집중해야 
구인구직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년을 마치고 나온 퇴직자는 물론이고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년까지 구직시장에 몰리면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런 기회가 많지 않다. 더구나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는 나의 주관이 아니라 고용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정해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이력서를 한 번 점검해봐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확실히 알아야 찾고 있는 재취업 대상이 좁혀진다.

이력서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knowledge)ㆍ기능(skill)ㆍ능력(ability)과 함께 이를 뒷받침해주는 교육 수준과 경력을 한눈에 보여준다. 따라서 취업을 희망하는 직무와 관련 없는 내용을 꾸역꾸역 적어넣을 필요가 없다. 이력에 아무리 좋은 학력과 경력이 적혀 있어도 새로 취업하게 될 직무와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영업직에 재취업할 때 증권분석사나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필요없다. 이런 자격증을 이력서에 써넣어도 거의 쓸모가 없다. 반대로 증권사에서 고객상담 직무에 취업하는 경우라면 증권ㆍ금융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좋다. 업무 경험이나 연관성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이런 점에서 노후 30년을 보내는 반퇴시대에는 이력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명확한 경력 목표를 세워야 한다. 무심코 이것저것 해봐야 나중에 적합한 직무를 찾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더구나 요즘은 자신이 취업하려는 회사의 특성과 직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중요해지는 추세다. 이는 당연히 면접을 통해 검증될 가능성이 크다. 스펙을 쌓더라도 쓸모도 없을 온갖 자격만 딸 게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술 배워 아예 새로운 길 열어도 좋아 
직장에서 배운 것은 의외로 재취업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회사에서 총무ㆍ인사ㆍ재무ㆍ마케팅ㆍ연구개발 같은 직무를 했다고 치자. 퇴직 후에 이런 업무가 다른 회사에서 활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의 노하우를 수혈받기 위해 고문이나 자문역으로 취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존에 해오던 업무는 쓸모 없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아예 새로운 길을 걷는 것도 좋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청이 후원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ㆍ대한상공회의소 같은 경제단체에 제공하는 기술연수를 이용하면 된다. 더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전환하고 싶다면 폴리텍대학에 새로 입학하는 것도 방법이다. 퇴직 후 당장 생계가 급하지 않다면 폴리텍대학에 입학해 실용 중심의 기술을 배우는 것도 인생이모작을 롱런시킬 수 있는 길이다.

이미 쓸모 없어진 기존 업무지식을 들고 비슷한 일자리를 찾는 것보다 실용적인 기술을 배워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이 훨씬 활기차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경로가 될 수 있다. 입학 요건은 다양하다. 수능을 봐도 되지만 내신과 학생부 전형을 통해서 입학하는 코스도 있다. 2년제도 있고 최단 3개월 코스도 있으며, 캠퍼스가 거의 전국에 걸쳐 있으니 다니기도 좋다. 퇴직을 앞두고 재취업을 생각 중이라면 홈페이지(http://www.kopo.ac.kr)에 들어가 자신에게 적합한 과정을 찾아보면 된다.

폴리텍대학을 졸업하고 인생이모작에 성공한 사례는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현역시절 사무직에서 근무하던 직장인이 자동차 정비 기술, 타일, 황토시공, 용접을 배워 안정적인 인생이모작을 해나가고 있다는 얘기는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안 된다. 베이비부머와 경력단절녀 같은 경우 100세 시대에는 얼마든지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열어갈 수 있는 세상이 열린 셈이다.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를 두드려라 
막상 퇴직해 재취업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길이 없다. 이런 경우라면 현업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로 재취업하는 길을 찾아보는 게 좋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많다. 노사발전재단의 전직지원서비스(http://www.4060job.or.kr)는 전국적인 지원 체제를 갖추고 있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상담을 통해 일자리를 추천하고 소개해주는 컨설턴트와의 만남부터 전직지원 서비스가 시작된다.

컨설턴트는 재취업을 희망하는 40대 이상 중장년 퇴직(예정)자를 일대일로 멘토링하면서 취업이 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필요하면 단기 교육과정을 소개해주기도 하면서 전직을 지원한다.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지만, 구인자로선 경험이 풍부한 퇴직자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궁합이 맞는다면 전직 지원을 통해 상당히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http://www.fki-rejob.or.kr)와 한국무역협회의 잡투게더(http://www.jobtogether.net) 역시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놓고 중장년의 일자리를 매칭시켜주고 있다. 중요한 팁을 하나만 얘기하자면 서둘러 등록하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담당자를 방문하거나 전화를 통해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한다. 등록해놓는다고 해서 바로 마땅한 일자리가 나오는 게 아니므로 서둘러 등록하고 집중적으로 챙겨야 기회도 빨리 온다는 얘기다. 이렇게 해야 퇴직 후 재취업까지 공백을 줄이고 새 일자리를 빨리 찾을 수 있다. 서울50+(http://50plus.seoul.go.kr)에서도 인생이모작과 재취업교육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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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에서 계속됩니다>
※ 이 기사는 고품격 매거진 이코노미스트에서도 매주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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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호의 반퇴의 정석 더 보기
[1] 노후 30년 즐겁게 보내려면 안전벨트 단단히 매라
[2] ‘30년 가계부’ 미리 써놓고 노후 대비에 나서라
[3] 내 자신을 펀드매니저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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