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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2016] 놀림 받던 혼혈 소년, 싱가포르 영웅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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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1·미국)를 ‘펠프스 키드’가 이겼다. 지난 13일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접영 100m 결선에서 조셉 스쿨링(21·싱가포르)이 50초39를 기록, 펠프스를 제치고 싱가포르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영국·포르투갈·말레이시아인의 혼혈인 스쿨링은 어린 시절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다. 그는 편견이 없는 수영장에서 펠프스 같은 위대한 선수가 되는 꿈을 키웠다. 왼쪽은 13세였던 스쿨링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펠프스를 찾아가 찍은 사진. 오른쪽은 8년 후 금메달을 딴 스쿨링을 펠프스가 축하하는 장면이다. 리우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를 떠나는 펠프스는 14일 혼계영 400m에서 개인 통산 23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리우 로이터=뉴스1]

“그의 옆에서 경기를 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정말 미친 듯이 좋다.”

영국·포르투갈·중국 피 섞인 스쿨링
100m 접영서 싱가포르 사상 첫 금
“펠프스와 레이스, 미친 듯이 좋아”
“국민과 기쁨 나누고 싶어” 조기 귀국
포상금 8억원 세계에서 가장 많아
총리 “가족 초청 대대적 환영행사”

싱가포르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조셉 스쿨링(21).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1·미국)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게 금메달을 딴 것보다 더 기쁘다고 했다.

스쿨링은 지난 13일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접영 100m 결승에서 50초39의 기록으로 골인, 펠프스(51초14)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펠프스는 올림픽 개인전에서만 통산 13개의 금메달을 따면서 올림픽 역사 2000년 만에 최다 금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런 펠프스를 올림픽에 첫 출전한 애송이 스쿨링이 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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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일간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꿈이었다. 14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스쿨링이 조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고 밝혔다.

우승을 확정한 뒤 스쿨링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옆 레인에 있는 펠프스와 인사를 나누는 것이었다. 스쿨링은 펠프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상체를 한껏 기울였다. 스쿨링은 “나는 펠프스 같은 선수가 되길 원했다. 그게 내가 수영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싱가포르에서 태어난 스쿨링은 세 살 때 수영을 시작했다. 그의 증조부는 영국군 장교, 증조모는 포르투갈-유라시아계다. 어머니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다. 그의 외모가 평범한 싱가포르인과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어릴 적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다. 그에게 수영장은 편견이 없는 천국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스쿨링은 8년 전 펠프스를 만난 적이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싱가포르에 훈련을 온 미국 수영 대표팀을 스쿨링이 찾아간 것이다. 스쿨링은 “펠프스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막상 그를 보니까 너무 놀라서 입을 열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펠프스를 만난 스쿨링은 수영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커졌다. 이듬해 미국으로 수영 유학을 떠나 강훈련을 이어갔고, 마침내 우상을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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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축제 분위기다. “이 기쁨을 싱가포르 국민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일찌감치 귀국길에 오른 스쿨링은 15일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싱가포르 의회는 15일 회의에 스쿨링과 그 가족을 초청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스쿨링은 싱가포르 올림픽위원회의 금메달 포상금 100만 싱가포르달러(약 8억2000만원)를 받게 됐다. 세계 각국의 올림픽 포상금 중 가장 많다.

스쿨링 이외에도 리우 올림픽에서는 ‘펠프스 키즈’의 활약이 돋보였다. ‘여자 펠프스’ 케이티 레데키(19·미국)는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200m ,400m, 800m와 계영 800m에서 우승해 4관왕에 올랐다. 레데키는 어렸을 때부터 펠프스의 동영상을 보고 자유형 영법을 만들었다. 펠프스는 “레데키는 이미 완벽한 수영선수다. 앞으로도 세계 수영계를 이끌 선수”라고 칭찬했다.

채드 르 클로스(24·남아프리카공화국)는 펠프스와 대결하고 싶어서 접영에 출전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접영 200m에선 펠프스를 0.05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땄고, 리우 올림픽 접영 100m에서는 펠프스와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개인혼영 400m에서 동메달을 딴 일본의 세토 다이야(22)도 펠프스처럼 되고 싶어서 수영을 시작한 펠프스 키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올림픽 금메달을 휩쓸고 있는 펠프스는 12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수영선수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동시에 자신을 우상으로 삼았던 ‘펠프스 키즈’에게 금메달을 빼앗기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펠프스는 14일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우승해 대회 5관왕에 올랐다.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28개(금 23, 은 3, 동 2)로 늘린 펠프스는 “나도 한 때 꿈을 가진 작은 소년이었지만 이제 수많은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한계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며 ‘펠프스 키즈’를 응원했다.

리우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는 펠프스는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은 나의 수영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내가 따낸 금메달 수가 조던의 등번호(23번)와 같아서 특별하다”며 “아들이 나중에 학교 발표 시간에 메달을 가져간다고 하면 한 개 정도 빌려줄 것”이라며 웃었다.

박소영 기자, 리우=윤호진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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