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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22만원이든 54만원이든 감면액 3만6880원 동일

7~9월 전기요금을 한시 인하하겠다는 정부 방안에 대해 땜질처방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성원이 많은 가정에서 에어컨을 많이 틀어도 폭탄을 맞지 않아야 하는 게 누진제 개편의 핵심인데 이번 대책은 전 가구에 찔끔 혜택을 줬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기요금을 평균 19.4% 인하한다고 했지만 실제 전력 사용량이 많은 가구의 요금 인하 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전력공사가 한시 인하에 따른 전기요금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요금이 많이 인하되는 경우는 사용량이 한 달에 550㎾h일 때다. 요금이 17만7020원에서 13만3720원으로 4만3300원 줄어든다. 최고 6단계가 적용되는 기본요금과 전력사용량 단가가 동시에 인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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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 달 사용량이 550㎾h를 초과하는 경우는 600㎾h(21만7360원→18만476원)일 때나 800㎾h(37만8690원→34만1810원), 1000㎾h(54만30원→50만3150원) 모두 요금 인하액이 3만6880원으로 동일하다. 봄·여름철에 평균적(342㎾h)으로 전기를 쓰는 4인 도시가구가 최신 스탠드형 에어컨(소비 전력 1880W)을 매일 4.6시간 틀면 월 사용량이 600㎾h가 나온다. 8.1시간이면 800㎾h, 11.7시간이면 1000㎾h에 해당한다. 노약자가 있어서 냉방기 가동을 많이 하는 경우엔 누진제 폭탄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기를 원가 이하로 쓰는 누진 1~4단계 가구까지 혜택을 준 것도 논란이다. 한 달 사용량이 150㎾h인 가구는 전기요금이 1만5090원에서 1만810원으로 4280원(28.4%) 경감된다. 하지만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가 반드시 저소득층인 것은 아니다. 감사원은 2013년 한전 감사보고서를 내놓으면서 1단계 요금을 적용받는 2171가구를 조사했다. 이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18가구(0.8%)에 그쳤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누진제가 처음 설계된 1970년대만 해도 대부분 4인 가구 이상이었지만 이제는 1단계를 적용받는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가 생겼다”며 “변화한 가구 구성에 맞게 누진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등 일반 주택과 오피스텔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한전은 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선 주택용 전기요금을 부과해 누진제를 적용한다. 그러나 상업용 시설로 인가받은 오피스텔엔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용 전기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상업용으로 인가를 받고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오피스텔도 적지 않다. 한전 관계자는 “상업용 오피스텔의 실제 사용 용도를 일일이 알기는 어려워 규정에 따라 인가된 용도에 따라 전기요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에너지전기공학부 교수는 “1단계 요금을 높이고 6단계를 낮추는 방안이 ‘서민 증세’ ‘부자 감세’라는 의식에서 탈피해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를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방안에 대한 문답 풀이.
 
7월 전기요금 고지서가 이미 나왔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한전에서 한시 경감 방안에 대한 산정 프로그램을 다시 짜고 있다. 7월 고지서를 받은 사람은 그대로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대신 8~9월 요금에서 차감을 받는다.”
집에 가족이 많아 평소에도 최고 단계인 6단계 구간을 적용받는다. 요금 혜택을 받는 다른 방법은 없나.
“한 가구당 구성원이 5인 이상이면 누진제 한 단계가 내려가는 대가족 지원 제도가 있다. 누진제 요금을 한 단계 낮춰준다. 다만 할인 한도는 1만2000원이다. 한전 홈페이지나 전화, 팩스로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내야 한다.”
통신요금처럼 전기요금도 다양해질 순 없나.
“정부는 2022년까지 모든 가정에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미터기(AMI)를 달 예정이다. 지금은 시간별 측정이 불가능한 미터기가 대부분이다. AMI를 달면 피크 때를 제외한 시간대에 할인을 해주는 전기요금 상품이 나올 수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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