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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 대통령, 당·청 관계 회복 넘어 야당과도 만나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가 어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오찬 시간이 연장되고 박 대통령과 이 대표는 별도로 25분간 만났다. 만나기만 하면 삐거덕대던 그동안의 여당 지도부 만남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분위기뿐 아니라 면담 내용에도 차이가 컸다. 이 대표는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 대대적 민생사범 사면, 탕평 개각 등을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오랜만에 경험한 소통의 정치다. 박 대통령은 당·정·청 단합을 강조했고, 이 대표는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가 될 것을 다짐한다”고 화답했다.

 일리 있는 말이고 일단 환영할 일이다. 정당에 계파라는 게 없을 수는 없다. 방법론이나 의견이 조금씩 다른 사람들이 각자 가깝게 지내는 건 어느 정당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한 개인 앞에 줄 서게 된 인연으로 사사건건 패거리 싸움을 벌여 당 내부에서조차 ‘미래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나라는 안보와 경제의 복합 위기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앞에 놓인 과제 역시 당내 화합이 전제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만만치 않은 일들이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지리멸렬 흐트러진 당의 체제를 하루빨리 정비하고 민생을 챙기는 데 나서야 할 책무가 크다.

 문제는 당이 어떻게 정치와 정책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체질을 바꿔 나갈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야당과의 협상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대통령에겐 직언 한마디 못하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여왔다. 비주류였던 전임 김무성 체제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도 불렸다. 비정상의 당·청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집권당을 지시의 대상으로만 여겨온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식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도 청와대의 일방적 지시엔 ‘노’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박 대통령 참모 출신이란 이 대표의 경력이 이 같은 대등한 당·청 관계 정립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 ‘국정을 잘 뒷받침하겠다’는 덕담에만 집중해 ‘도로 친박당’이 된다면 나라에도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중요한 건 여소야대 국회에서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 통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유권자들은 총선 때 대통령의 일방 독주와 친박 패권세력의 공천 폭주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심판했다. 앞으로 펼쳐질 여소야대 국회에서 대결적이고 고압적 자세로 국회 탓, 야당 탓을 하며 압박해 봐야 반발만 살 뿐이다. 식물 정부를 자초하는 일이다. 여당 지도부의 대야 협상력을 높여야 하고 그러려면 당·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게 출발점이다. 거야(巨野)가 이정현 대표를 대화 상대로 여기게 하려면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정례회동부터 제도화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 야당 의원들과도 정례적으로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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