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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한 덩이 나지 않는 마을서 '수박 올림픽'

 

 11일 오후 4시30분 광주광역시 남구 월산4동 공영주차장. 폭염 속에서 수박 한조각씩 든 50~70대 남녀 주민 7명이 나란히 섰다. "자, 준비됐으면 힘껏 뱉어보세요." 각설이 분장을 한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민망한 듯 수줍은 표정을 짓던 주민들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퉤'하는 소리와 함께 온힘을 다해 수박씨를 뱉고 다른 주민들은 누가 더 멀리 뱉는지 구경했다. '수박등 마을'로 불리는 월산4동의 주민들이 기획한 행사의 한 모습이다.

월산4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마을 이름의 유래를 알리고 올해 유난히 극심한 한여름 무더위를 웃음으로 날리기 위해 이날 행사를 준비했다. 남녀노소 2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수박씨 멀리 뱉기 대회, 수박씨 뱉어 얼굴에 붙이기 대회가 치러졌다.
 
불볕더위에 외출을 자제하던 주민들은 이날 천막이 세워진 마을 공영주차장에 모여 수박을 나눠먹으며 '수박 올림픽'에 참가했다. "오메! 수박씨를 뱉어야지 덥다고 모두 씨까지 삼켜버리면 어떻게 하요?" 사회자가 구수한 사투리를 섞어 재치 넘치는 멘트를 하자 여기저기서 박수를 치며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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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주민들은 의자와 돗자리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수박씨 뱉기 연습을 했다. 서로의 모습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연령대에 따라 4개 부문으로 치러진 각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라면과 휴지 등 경품이 돌아갔다.

수박등 마을은 월산4동과 월산5동을 가로지르는 지점의 낮은 구릉지대다. 수박 한 덩이 나지 않는 이 마을의 이름으로 수박등이 붙여진 사연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 광주 신암방죽(현재 풍암저수지) 주변에서는 수박농사가 이뤄졌다. 농민들은 이곳에서 생산한 수박을 양동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지게나 소쿠리에 담아 걷던 중 수박등 마을에서 쉬어가곤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들은 수박등을 마을을 상징하는 브랜드처럼 만들어 쓸 계획이다. 2013년에는 마을에 수박과 관련한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월산4동 박상태 주민자치위원장은 "내년에도 주민들이 중심이 돼 수박 관련 행사를 열어 수박등 마을을 더욱 알리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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