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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강국 한국 비결은…뱀 아닌 태릉선수촌 '궁사(弓師)나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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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출신 전 국가대표들이 ‘궁사(弓師) 나무’로 불리는 선수촌 양궁장 은행나무 밑에 모였다. 왼쪽부터 박성현(양궁), 이에리사 의원(탁구), 장미란(역도), 이규혁(빙상), 주현정(양궁).


한국 양궁 남자대표팀에 이어 여자 양궁 대표팀도 8일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우승으로 올림픽 여자 단체전 8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양궁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전세계가 한국 양궁의 비결에 주목하고 있다. 대만 기자들은 경기장 인근 컨테이너로 만든 휴게실을 한국 양궁의 비결로 꼽았다. 서양 언론들은 체계적인 심리훈련 등을 비결로 꼽고 있다. 한 호주기자는 “뱀 감고 훈련을 하느냐”고 묻기도 했단다.

하지만 태릉선수촌에 숨겨진 비밀을 아는 이는 드물다. 태릉선수촌 양궁장에는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궁사(弓師) 나무’로 불리는 은행나무 세 그루 등이 1m 간격으로 나란히 서 있다.

“저기 왼쪽에 보이는 은행나무 세 그루는 삼십 년이 넘었고요. 맞은편 살구나무는 십 년 정도 됐어요.”

박성현 전북도청 양궁팀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박 감독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저 나무가 없었다면 금메달도 없었다”며 “선수촌 선배들이 산바람 막는다고 심어 놓은 나무들”이라고 설명했다.

양궁은 바람과 무게가 지배하는 스포츠다. 화살 한 개의 무게는 240~450g. 선수들은 화살 깃(0.04g)을 직접 만들 정도로 0.01g에도 민감하다. 연습장에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에도 예민하다. 베이징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주현정 전 국가대표 선수는 “바람이 세면 나무를 심었고 약하면 가지를 쳐내며 선배들이 가꿔온 곳이 바로 태릉양궁장”이라고 말했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양궁 역사 최초로 금메달을 딴 서향순 선수를 비롯해 김수녕, 김경욱 등 수많은 양궁 스타들이 태릉양궁장을 거쳐갔다. ‘주몽의 후예’라 유전자가 다르다는 해석도 있지만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만든 태릉양궁장이 없었다면 양궁에서 꾸준한 금메달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란 얘기가 들리는 이유다.

지난 8일 열린 여자 양궁 단체전 경기장에선 선수들은 사대에 올라 끊임없이 손을 부딪히며 대화를 나눴다. 동료가 활을 쏠 때는 뒤에서 “여기는 태릉이다”고 소리쳤다고 한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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