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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하다 떠났던 독립운동가 후손, 한국 국적 얻었다

중국 창춘(長春)시에서 농사를 짓던 중국동포 신강주(63·사진)씨는 일자리를 찾아 1998년 한국에 밀입국했다. 외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 박찬익(1884∼1949) 선생이라고 어머니에게서 들었지만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 한국 국적 취득을 시도하지 못한 이유다. 서울 성수동의 염색공장에서 일하던 신씨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자 2003년에 자진 출국했다.

그의 외조부인 박찬익 선생은 1919년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발표된 대한독립선언서(일명 무오독립선언서)에 민족대표 39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독립유공자(건국훈장 독립장 추서)다. 상해 임시정부 외사국장으로 일한 그는 1948년 광복 직후 귀국했고, 이듬해 별세했다. 53년에 태어난 신씨는 외조부를 보지 못했다.

신씨는 박 선생의 후손임을 증명하기 위해 2004년부터 한국을 오가며 가족을 찾았다. 그의 뿌리찾기는 10년 만인 2014년에 실마리가 풀렸다. 경기도박물관이 박 선생 관련 전시회를 연다는 소식을 접한 신씨가 박물관에 연락했고 사연을 들은 박물관 측이 국내의 박 선생 자손들을 연결해준 것이다.

신씨의 가족 관계를 확인한 법무부는 특별귀화신청을 받아들였다. 10일 국적증서를 받은 신씨는 “외조부가 싸워 되찾은 나라의 국민으로 인정받아 더없이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71주년 광복절을 맞아 법무부는 이날 신씨를 포함해 독립유공자 후손 38명에게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된 이위종 선생의 후손 2명과 1908년 서울진공작전을 이끈 항일의병장 허위 선생 후손 8명도 포함됐다. 38명 중 러시아 국적자가 32명, 중국 국적자가 5명, 미국 국적자가 1명이었다. 정부는 2006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이 귀화를 요청하면 국적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이 절차에 따라 귀화한 이는 모두 1008명이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자유와 번영은 애국지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 덕분이다. 그들의 자손은 마땅히 국민의 자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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