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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의 신 진종오, 짜릿한 역전극

진종오 선수가 11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50m 권총 시상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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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역전 드라마다."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 슈팅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 장내 아나운서와 관중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진종오(37·kt)가 드라마틱한 대역전극을 펼쳤기 때문이다.

 앞서 진종오는 본선 567점을 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은 20발 중 6번째 발부터는 매 2발마다 점수가 가장 낮은 선수를 한 명씩 탈락시키는 '서든 데스' 방식이다.

 그런데 진종오는 9번째 사격에서 6.6점을 쐈다. 10.9점이 만점인 50m권총에서 6.6점을 쏘면 살아남기 어렵다. 그런데 '사격의 신'이라 불리는 진종오는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남았다.

간신히 탈락을 면한 진종오는 평점심을 되찾으면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햇다. 진종오는 이날 대한민국의 상징색 붉은색 총과 모자,시계로 무장(?)한 뒤 사대에 섰다. '사격의 신(神)' 이란 별명답게 무아지경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한 발, 또 한 발.
 차례로 한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렸다. 마침내 19, 20번째 2발을 남기고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을 0.2점 차로 추격했다. 호앙 쑤안 빈은 이번대회 10m 공기권총 우승자다. 진종오는 19번째발을 10.0점, 호앙 쑤안 빈은 8.5점을 쐈다.

마침내 호앙 쑤안 빈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진종오는 마지막 20번째발에서 10.3점을 쐈다. 진종오는 결국 총점 193.7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호앙 쑤안 빈(191.3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북한 김성국은 172.8점으로 동메달을 땄다.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터져나왔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5위에 그친 10m 공기권총에서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총을 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고 세계 신기록 2개를 작성한 진종오는 세계 사격계에서도 최고의 스타다. 훈련할 때 진종오의 옆 사대를 차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건 흔한 풍경이다. 외국 기자들은 한국 취재진을 보면 "진(종오)의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진종오의 강점은 강한 승부 근성과 집중력이다. 평소 부드러운 그의 눈매는 표적지를 바라볼 때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진종오는 큰 시합을 앞두곤 마치 수도사처럼 반드시 루틴(routine)을 지킨다. 사격장에 가기 전엔 눈이 피로할까봐 TV를 보지 않고 음악을 듣는다. 경기장에 도착해 신체균형을 잘 잡아주는 역도화로 갈아신는다. 시력이 0.6인 진종오는 사격 안경을 착용한다. 두 발을 어깨넓이만큼 벌리고 양발을 구르다가 고정한다. 처음엔 총 없이 맨손으로 표적을 정조준하는 것도 그의 루틴이다.

사격이 시작되면 왼손은 주머니에 넣고, 오른손으로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가 특별제작해 준 빨간총을 든다. 총을 120도까지 힘차게 들어올린 뒤 90도 수직으로 내린다. 가늠쇠로 표적을 정조준하다가 방아쇠를 당긴다. 이 동작을 20~30초간 반복한다. 총을 쏜 뒤엔 왼쪽 45도 땅을 바라보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진종오는 경기 도중 주문을 외우며  자기 최면을 건다. "종오야, 조준선 잘 정렬해야지" "9점 쏴도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혼잣말을 한다. 진종오를 13년간 지도한 '은사' 차영철(57) 대표팀 코치는 "종오가 사격할 땐 총과 하나가 되는것 같다"고 전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들은 진종오를 두고 "입신(入神)의 경지에 올랐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종오는 "난 평범한 사람이다. 무아지경에서 쏠 수 있다면 소림사에 들어가야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50m 결선에서 한 발 당 최고점은 10.9점이다. 10.9점을 얻으려면 50m 권총의 경우 표적지 정중앙 반지름 50mm 원 안을 맞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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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는 중학교 시절부터 매일 훈련일지를 쓰고 있다. 요즘은 태블릿PC에 기록한다. 은퇴한 뒤 한국사격 대표팀 감독이 꿈이라는 진종오는 현역 은퇴 후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더 꼼꼼히 기록한다.

물론 당분간 그는 방아쇠를 계속 당길 계획이다. 진종오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2020년 도쿄 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 일부에서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 주라고 하지만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난 아직 파리도 못 가봤다"고 했다. 파리는 2024년 올림픽 유력 개최 후보지다.

리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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