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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름이 뭐니~?…펜싱 박상영에게 진 헝가리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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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헝가리의 게저 임레와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로이터=뉴스1]


 10일 아침 펜싱 박상영 선수가 헝가리의 임레 게저(Imre, Géza)를 꺾고 투혼의 금메달을 땄습니다. 그런데 이 헝가리 선수의 이름을 놓고 약간의 혼선이 빚어졌는데요.

넌 이름이 뭐니~?…펜싱 박상영에게 진 헝가리 선수

 
 언론사에 따라 ‘게저 임레’라고 하기도 하고, ‘임레 게저’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심지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리우 올림픽 페이지엔 ‘제자 임레’라고 돼 있는데요. 
 
 저는 1990년부터 93년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산 적이 있습니다. 미국계 국제학교를 다녔지만 헝가리어 발음 원칙 정도는 잘 아는 편입니다^^.
 
 우선 헝가리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처럼 성(姓)을 먼저 쓰고 이름을 나중에 씁니다. 따라서 헝가리어에선 ‘임레 게저’가 맞지만 박상영 선수가 현지에서 ‘상영 박’이라고 소개되는 것처럼 ‘게저 임레’라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발음의 문제인데 헝가리어는 독일어나 이탈리아어처럼 특정 알파벳 문자가 가지는 음가(音價)가 정해져 있습니다. 영어나 프랑스어처럼 왔다갔다 하지 않고 G는 항상 ‘ㄱ’ 소리, A는 항상 ‘ㅓ’ 소리를 내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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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어 알파벳


 이렇게 해서 ‘임레(Imre) 게저(Géza)’가 완성됩니다. 실제 발음은 ‘이무레 게이저’에 가까운데요. 단, ‘게자’는 아닙니다. 헝가리어에서 ‘ㅏ’ 발음은 A 위에 획을 하나 긋습니다. 암튼 음가를 중심으로한 국내 외래어 표기법 상 임레 게저 또는 게저 임레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의 이름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임레’와 ‘게저’ 모두 헝가리 사람들이 많이 쓰는 흔한 이름이라는 점입니다. 마치 ‘존’이나 ‘톰’ 같은 격이죠. 그래서 헝가리 사람들도 이 사람의 성과 이름이 각각 무엇인지 헷갈려했다는 후문입니다.
 
 이처럼 헝가리 사람들이 성을 앞에 쓴다거나 이름이 범상치 않은 것은 이들의 조상이 몽골 고원에 살다 서진(西進)한 훈족(Hun族)이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헝가리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를 ‘머저르 오르삭(magyarország)’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영어 명칭은 헝가리(Hun+gary)죠. 게르만족의 나라인 독일(Deutschland)이 영어로 저머니(German+y)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학자에 따라선 중국의 진시황에게 만리장성을 쌓도록 한 북방민족 흉노족이 바로 이 훈족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유럽 국가 중 이렇게 동양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나라로는 헝가리 이외에 터키와 핀란드가 있습니다. 헝가리 사람들은 터키어와 핀란드어에 자기네 말과 비슷한 단어가 많다고 말합니다.
 
 아무튼 박상영 선수에게 진 헝가리 펜싱 선수의 이름은 ‘임레 게저’ 또는 '게저 임레'입니다. 그리고 헝가리 언론들은 박상영 선수의 이름을 'Pak Szang Jung'이라고 자신들의 알파벳 표기법에 맞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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