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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예비학교 선생님 “얘들아, 한국어 서툴러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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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예비학교인 아산 관대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뒤 ‘사랑해요 대한민국’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관대초는 외국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입국했거나 외국인 가정 출신인 학생을 대상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들어가기 전 한국어 교육과 문화적응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26일 오전 11시 충남 아산시 둔포면 관대초등학교 돌봄교실. ‘여우’라고 적힌 쪽지를 받아 든 1학년 성초현(7)양이 같은 반 친구들을 향해 “우~~~” 하는 소리를 냈다. 쪽지에 적힌 단어를 몸이나 소리로 표현해 다른 학생들이 맞추도록 하는 수업이었다. 박소연(7)양이 손을 번쩍 들어 “여우”라고 정답을 말하자 옆에 있던 이막심(7)군과 조기라(7)양이 아쉬운 듯 손바닥을 쳤다. 이군과 조양은 고려인 4~5세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다가 지난해 부모를 따라 입국했다. 이 수업은 이군·조양처럼 한글에 익숙하지 않은 중도입국 학생을 위해 마련됐다. 이 학교는 올해 ‘다문화예비학교’로 지정됐다.

관대초교 등 8개 초·중학교 지정
올해 중도입국학생 등 61명 입학
한국·러시아어 이중언어교사도 채용
1~2학년 매주 14시간 한국어 교육

관대초 학생 55명 가운데 다문화 가정 학생이 8명, 중도입국 학생이 5명이다. 1학년은 10명 중 중도입국 학생이 4명이다. 중도입국 학생은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학생과 달리 외국인 가정 출신으로 부모를 따라 입국했거나 태어난 뒤 해외에서 자라다 취학시기에 맞춰 들어온 아이들이다. 다른 나라에서 초·중학교에 다니다 온 학생도 있다. 대부분 한국어가 서툴고 문화도 낯선 탓에 관대초처럼 ‘다문화예비학교’에 입학해 집중 교육을 받는다.

중도입국 학생들은 대부분 정규수업을 버거워 한다. 말을 해도 글을 읽지 못하거나, 글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대초는 이들이 1~2학년 때 매주 14시간씩 한국어 교육을 받도록 했다. 러시아어권인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많아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병행하는 수업도 4시간씩 배정했다. 한국어와 러시아어가 모두 능숙한 ‘이중언어교사’를 채용했다.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집에서도 한국어를 쓰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특별한 지식이나 언어 능력이 없어도 가능한 악기와 놀이체육활동 등 예체능 수업도 중점적으로 배운다. 유용경(45·여) 교사는 “장구와 북 등 전통악기를 다루는 데는 차이가 없어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대초로 전학을 오려는 중도입국 학생이 줄을 서고 있다. 하지만 1~3학년은 정원을 채워 더 이상 받지 못하고 있다.

1학년 담임인 이영화(41·여) 교사는 “처음 입학했을 때는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도 못해 살짝 다가와 옷을 붙잡는 아이도 있다”며 “불과 몇 달 만에 말하고 쓰는 능력이 향상된 학생들을 보면서 교육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충남에는 관대초 외에도 천안가온초·서산차동초·논산동성초·금산초·청양초·홍성금당초·당진중 등이 다문화 예비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올해 입학생은 61명으로 부모의 출신국을 기준으로 베트남 17명, 중국 12명, 우즈베키스탄 12명, 필리핀 8명 등이다.

관대초 이재훈(53) 교장은 “중도입국 학생들이 하루빨리 글과 언어를 배워 친구들과 함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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