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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퇴 시대 인생 이모작] 중국 관광객들, 여름에도 찬물은 절대 안 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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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오른쪽)씨와 그의 집에 머무는 중국인 관광객들. 그는 “숙박공유는 내 집만 있다면 은퇴가 없는 직업으로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사진 에어비앤비]

“중국인 손님들은 여름에도 찬물을 마시지 않아요. 그래서 보온병에 항상 따뜻한 물을 준비해두죠.”

은퇴 뒤 숙박공유하는 이명희씨
25년간 물류회사 회장 비서로 일해
외국 거래처 손님 접대 적성 딱 맞아
“관광객 올 때면 서울역으로 꼭 마중”

9일 서울시 중구 만리동의 한 아파트. 주인 이명희(59)씨는 외국손님맞이 준비에 바빴다.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위챗’으로 대화를 나누며 도착 일정을 확인하고, 방 정리는 제대로 됐는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부엌 곳곳엔 중국어 단어들을 적어놓은 포스트잇과 각종 배달 전단지가 붙어있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신기해하는 게 치맥(치킨+맥주)이라 자주 집으로 배달시켜 먹어요.”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로 활동하는 이씨는 자신을 ‘글로벌 아줌마’라고 소개했다. 25년간 물류기업의 회장 비서로 일하던 그는 2009년 직장을 그만두고, 두 번째 직업으로 관광가이드를 택했다. “비서로 근무하면서 외국 거래처 손님을 대접할 때가 많았는데 그 일이 적성에 맞았어요. 그래서 은퇴 뒤에도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는 회사를 퇴직하자마자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 일본어관광가이드 자격증을 땄다. 또 이듬해엔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늘자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상해로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그는 현재 중국어와 일본어 관광가이드 자격을 모두 갖고 있다. 이씨가 본격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 건 지난해부터다.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어요. 이참에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숙박공유 서비스를 시작했죠.”

관광객을 맞기 위해, 중국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두 아들의 방을 내놨다. 손님이 올 때마다 매번 서울역으로 마중을 나가고, 복날에는 삼계탕을 끓여줄 정도로 정성을 쏟다 보니 그의 집은 늘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가득 찬다. 이씨는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방이 부족해 안방까지 내주는 바람에 거실 신세를 져야 한다”며 웃었다.

이씨가 조심스레 꺼낸 노트에는 지금까지 만난 고객과 찍은 사진, 그리고 그들이 정성스레 남긴 편지글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한 번은 설연휴에 중국에서 손님이 와서 마중을 나갔는데 세뱃돈을 담은 홍빠오(붉은 봉투)를 주면서 데리러와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 봉투는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그는 “손님들을 맞을 때마다 그들이 어떻게 하면 편하게 지내다 갈까 고민하게 된다”며 “남을 배려한 만큼 나에게 돌아오는 보람도 크다”고 했다.

이씨는 다만 “사람을 상대하면서 피곤함을 느끼는 성격이라면 오히려 본인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만큼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전에 본인의 성격이 맞는지부터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호스트로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에어비앤비 액티브 시니어 인생호스팅-빈방으로 찾은 두 번째 청춘』 출간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씨는 “호스트는 내 집만 있다면 은퇴가 없는 직업”이라며 “건강이 허락될 때까지는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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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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