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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그 놈의 '비기기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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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남자축구 대표팀이 오늘 독일과 맞서 3대3으로 비겼습니다. 이길 듯하다 무승부로 끝나 아쉽지만, 경기 내용이 좋아 하루 종일 큰 화제가 됐습니다. FIFA는 ‘6골짜리 스릴러’라고 하더군요. 이제 남은 건 멕시코전. 비기기만 해도 8강행이라 합니다.

믿는 구석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 놈의 ‘비기기만 해도’ 탓에 느슨해졌다 고배를 든 경우가 적잖습니다. 검도에 잔심(殘心)이란 말이 있습니다. 공격 후에 본래 자세로 돌아와 다음에 대비하는, 한 순간도 방심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뜻합니다. 멕시코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노린다는 신태용 감독의 말에 잔심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관련기사  신태용 감독 "선수들 열정 높아…멕시코전 무조건 이기는 전략"

신용평가사 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높였습니다. S&P의 세 번째 높은 등급이자, 한국이 받은 역대 최고 등급입니다. 한국보다 높은 등급은 독일ㆍ캐나다ㆍ호주ㆍ싱가포르ㆍ홍콩ㆍ미국뿐입니다. 불황타개책을 못 찾아 고심하고 있는 정부가 의외의 소식에 좀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입니다.

신용등급엔 경기추세보다 재정상태가 더 많이 반영됩니다. 재정적자가 적으면 높은 점수를 받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2002년 일본이 보츠와나보다 낮은 등급으로 떨어졌습니다. 국토의 절반이 사막이고, GDP의 3분의 1을 광업에 의존하며, 에이즈 감염은 심각한 수준인 보츠와나의 최대 원조국은 바로 일본입니다. 순채권국 일본이 보츠와나 등급 따라가는 데 5년 걸렸습니다. 이런 식의 평가를 하는 게 국제신용평가사들입니다. 우리의 등급 상승도 가려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천황 아키히토(明仁)가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생전 퇴위 의사를 밝혔습니다. 퇴위라는 표현을 입에 올리진 않았습니다. “신체의 쇠약을 생각할 때 …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에서 그 뜻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일본식 다테마에(建前)에 혼네(本音)가 담긴 셈입니다. 천황은 그만두고 싶다고 쉽게 그만둘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황실전범이라는 법을 바꿔야 합니다. 천황의 퇴위와 승계 문제는 자연스럽게 정치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이제 한창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개헌을 추진하려는 아베 신조 총리에겐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일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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