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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선 사람보다 소가 귀해…소고기 먹는다며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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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세를 확장하고 있는 우익 소 자경단에게 강력하게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6일 “자경단원들에게 분노하고 있다”며 “그들은 낮엔 소의 보호자를 자처하지만 밤엔 반(反)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이후 급속하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자경단은 힌두교가 숭배하는 소를 보호한다며 무슬림과 하위 계층에 대한 공격을 일삼고 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인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이 소의 도축과 소고기 소비를 강력하게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사적인 법 집행이 횡행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델리 외곽의 한 마을에선 무슬림 가족이 소고기를 먹는다는 의심을 받아 힌두교인들에게 집단 폭행당해 가장이 사망했다. 수주 후엔 인도 북부 카슈미르 지방에서 소고기를 싣고 간다고 여겨진 트럭이 폭탄 공격을 받아 운전자가 숨졌다. 10월에도 히마찰 프라데시주에서 소를 밀매해 도살한다는 혐의로 무슬림 남성이 살해당했다.

힌두 민족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잇따르자 인도의 지식인들이 나섰다. 작가들은 문학상을 반납했고, 수백 명의 학자와 배우·영화감독이 서명운동을 벌였다.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야당인 국민회의당의 소냐 간디 총재는 “이 나라에 협박과 불관용, 공포의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모디 총리는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표를 의식해 테러 행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이런 모디 총리의 입장에 변화를 가져온 건 역설적이게도 역시 표심이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구자라트주에서도 자경단의 테러가 잇따라 카스트 하위 계급인 달리트(Dalit)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다. 지난달 초 구자라트에선 자경단이 달리트 4명을 길거리에서 옷을 벗기고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들이 소 가죽을 벗기는 일을 했다는 이유였다. 구자라트주에서 소 도축은 불법이다. 그러나 BBC에 따르면 달리트들은 소를 도축한 것이 아니었다. 소는 이미 죽어있었다. 폭행 영상이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를 통해 퍼지면서 달리트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지난달 31일엔 2만 5000명이 항의시위를 벌였다. 결국 모디 총리가 후계자로 지명한 아난디벤 파텔 구자라트 총리가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모디 총리의 자경단 비판은 유권자의 20%에 이르는 불가촉천민 달리트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인도 인구의 대다수인 12억 명은 힌두교도지만, 인도에는 이슬람교·기독교·불교 등 다양한 종교의 신자들이 살고 있다. 또 일부 주에선 소 도축이 금지되지 않았고, 무슬림과 하위 계급도 소에 관한 금기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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