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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2016] ‘야구장 훈련’이 ‘항모 훈련’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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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은 야구장, 미국은 항공모함을 택했다. 결국 야구장에서 훈련을 했던 한국이 미국을 꺾고 리우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야구장 훈련’을 통해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집중하는 법을 익혔다. 고척돔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한국 양궁 에이스 김우진. [양광삼 기자], [미국양궁협회 페이스북]

한국 양궁대표팀은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야구장을 찾는다. 야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소음 적응 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한국 특유의 훈련 방법이다.

7일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은 미국을 세트 스코어 6-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나온 대한민국의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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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금메달을 딴 김우진·구본찬·이승윤(왼쪽부터).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우진(24·청주시청)은 주저 없이 ‘야구장 훈련’을 금메달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야구장 훈련이 오늘 경기 상황과 비슷했다. 지난달 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했는데 관중이 많아 중압감이 매우 컸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야구장에서 활을 쐈던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야구장 훈련은 한국 양궁 선수들의 심리에도 큰 도움이 됐다. 어린 선수들은 관중이 많은 경기장에 서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당황하기 쉬운데 야구장의 많은 관중들 앞에서 반복해서 훈련하다 보면 소음이 심해도 점차 익숙해진다는 설명이다.

박채순 남자 양궁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 중에는 맥박 수를 줄이고, 침착하게 활시위를 당기라’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양궁 은메달 개럿 “한국 선수들 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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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미드웨이함 갑판 위에서 갑작스러운 바람 변화에 적응하려 애썼다. 항모 갑판 위에서 훈련 중인 미국 선수들. [양광삼 기자], [미국양궁협회 페이스북]

결승전에서 만난 미국은 리우에 오기 전 항공모함을 훈련장소로 선택했다. 호주 대표팀 감독을 거쳐 2006년부터 미국 대표팀을 맡고 있는 이기식(59) 감독은 “우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로 날아갔다. 퇴역 후 관광용으로 사용 중인 미드웨이 항공모함 위에서 훈련했다. 바람이 부는 항공모함 위에서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전이나 다름없는 경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1인당 10~20달러를 주고 관중을 동원했다.

항공모함 훈련은 바람 적응에도 유리했다. 미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4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뒤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경기 장소는 크리켓 경기장을 개조한 곳이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삼보드로무도 삼바 카니발 장소를 개조한 특설무대다. 두 경기장 모두 양궁 전용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에 바람 방향을 읽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대표팀 이 감독은 “런던 대회에선 바람의 방향을 읽어낸 게 주효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바람에 대비한 훈련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이 감독은 “우리는 결승전에서 이번 대회 최고점을 쐈다. 그런데 한국이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이렇게 쏘면 이길 수 있는 팀이 없다”고 극찬했다. 미국의 자크 개럿(21)은 “한국 선수들에게 존경(respect)을 표한다”고 말했다.

맞춤 훈련도 주효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테스트 이벤트를 치렀다. 지난 1월에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중간에 돌아오긴 했지만 대표 최종선발전에 진출한 16명의 선수를 모두 리우에 데려갔다. 태릉선수촌 훈련장도 ‘제2의 리우’로 만들었다. 경기를 할 때 나오는 음악과 전자표적·전자장비까지 똑같이 만들어 놓고 반복 훈련을 했다. 남자 단체전 금메달은 ‘준비’의 승리였다.

리우=윤호진·김원 기자 yoongoon@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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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