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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강간·살해 ‘드들강 사건’…15년 만에 용의자 법정 세운다

2001년 발생한 전남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용의자가 15년 만에 법정에 선다.

광주지검 강력부(부장 박영빈)는 7일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강간 등 살인)로 김모(39)씨를 기소하고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다른 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김씨는 2001년 2월 4일 새벽 드들강변에서 당시 여고생이던 박모(17)양을 성폭행한 뒤 목을 조르고 강물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광주광역시에 사는 박양을 채팅으로 만나 차량으로 이동한 뒤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발생 당시 경찰은 박양의 체내에서 용의자의 유전자(DNA)를 채취했지만 누구의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은 발생 이후 11년간 미제 상태였다.

나주경찰서는 2012년 8월 “피해자 박양의 체액과 김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대검찰청의 검사 결과를 통보받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김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2개월 만에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당시 김씨는 다른 강도살인 등으로 목포교도소에 있었다.

하지만 목포지청은 2014년 10월 김씨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 김씨가 “박양은 기억나지 않는다. DNA가 나왔다면 성관계는 인정해도 살해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당시 부검의도 “체액 검출 가능 기간은 3~4일”이라고 소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양이 숨지기 3~4일 전에 김씨와 성관계를 하고 시신으로 발견된 2월 4일 무렵 다른 사람에게 살해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김씨를 기소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나주경찰서는 박양 가족들이 “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하자 광주지검에 재수사를 건의하고 한 달 뒤 수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사건을 송치받은 광주지검은 법의학자와 범죄심리학자 등을 통한 감정과 분석을 진행했다. 법의학 전문의는 재감정에서 “성폭행을 당한 직후 살해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검찰은 김씨의 동료 수감자 350여 명을 전수조사하고 교도소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범행을 연상케 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는 재소자의 진술도 받았다. 특히 “박양을 언제, 어디에서 만났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김씨가 범행 당일인 2001년 2월 4일 여자친구와 전남 강진에서 찍은 사진을 갖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는 사진의 존재에 대해 함구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억울했다면 (사건 당일 나주가 아닌 강진에 있었다고 알리바이를 주장할) 사진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김씨가 지능적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김씨가 2003년 저지른 전당포 업주 살해 사건과 박양 사건의 수법이 유사하고, 김씨가 박양 사건 발생 전에 수차례 드들강변을 드라이브한 것으로 파악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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