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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군 담합한 듯 주민세 인상…“세수 부족 주민에 전가”

“주민세를 1만원으로 인상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가만히 앉아 교부세 5억6000만원을 삭감당할 판인데 방법이 있습니까.”

지난 1일 5000원이던 주민세를 1만원으로 100% 인상한 경기도 가평군 관계자의 항변이다. 군의 주민세 인상은 2012년 이후 4년 만이다. 가평군은 “행정자치부의 세율 현실화 권고와 물가 상승 등 여건 변화를 고려해 주민세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군은 주민세를 1만원으로 인상하면 연 1억3000만원의 세수가 증가하고 교부세가 줄어드는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결국 6억9000만원의 세수 증대 효과를 보는 셈이다. 군은 주민세 인상분을 복지 증진과 일자리 창출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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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가뜩이나 경기가 나빠 살림이 빠듯한 마당에 4년간 묶여 있던 주민세를 100%나 올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국 지자체들의 주민세 인상이 올 들어 거의 모든 지자체로 확산하고 있다.

지자체들에 따르면 경기 지역 31개 시·군 중 25개 시·군이 올 들어 주민세를 1만원으로 인상했다. 고양·평택 등 주민세를 인상하지 않은 5개 시·군도 내년에 인상할 계획이다. 충북은 충주·제천 등이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모든 시·군의 주민세가 1만원으로 올랐다. 강원도의 모든 시·군도 2000~6000원이던 주민세를 지난해 말 1만원으로 인상했다. 경북 지역은 23개 시·군 중 포항시를 제외한 22곳이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주민세를 모두 1만원으로 인상했다.

지자체들은 정부(행정자치부)가 관련법 개정을 통해 2014년 말 주민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지자체의 주민세 인상에 물꼬를 터 준 게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행자부가 주민세 인상을 권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행자부 측은 주민세 인상은 지자체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한다. 행자부 관계자는 “최근 지자체들의 주민세 인상은 ‘1만원 범위에서 지자체 조례로 주민세를 정할 수 있다’는 지방세법 제78조 제1항 규정에 따른 것으로, 지자체 자율결정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지방세법 개정 등 주민세 현실화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행자부 측은 2014년 11월 주민세 세율을 조정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적은 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 세 부담 증대 등을 이유로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된 데다 이 법안은 19대 국회 종료로 자동폐기돼 더 이상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세 인상과 관련된 지방교부세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신설된 것이 아니라 2000년부터 운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측의 책임 떠넘기기 공방 와중에 주민의 부담만 커지고 덩달아 주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배정아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세수가 부족하니 결국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 간 세수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정해 지방세수를 올리는 것은 지방자치 20년이 넘은 우리나라의 수준이 어떤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가 자치단체를 앞세워 눈 가리고 아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 교수는 “지자체는 세금을 올리기 전에 세금 낭비 사례부터 점검해 예산을 아껴 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완기 경기경실련 정책자문위원장은 “지자체가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주민세를 인상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주민세 1만원 미만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주민세를 징수하는 데 들어가는 경비가 주민세 전체와 맞먹는다”고 주장했다. 송광태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민세는 자치단체별로 상황에 맞게 인상률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가평·대전·창원·무주=

전익진·김방현·위성욱·김호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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