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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원까지 위험해질라…트럼프와 거리두는 공화당

미국 공화당에서 각자도생이 시작됐다. 대선 후보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패배를 가정하고, 공화당이 장악한 상·하원만이라도 지키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트럼프와의 거리두기다.

공화당의 위기감은 여론조사가 말해준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 조사에 따르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지배하길 바라는 응답자가 47%로, 공화당 선호자(43%)를 능가했다. 불과 한 달 전엔 46%대46%로 동률이었다. 여론이 이대로 굳어지면 공화당은 다수당 유지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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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화당이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원(공화 54석, 민주 44석, 무소속 2석)의 위기감은 심각하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현역 공화당 의원을 밑도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선 공화당 패트릭 투미 상원 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1% 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11%포인트나 뒤지고 있다. 대표적 경합주인 플로리다도 마찬가지. 현역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민주당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지만, 트럼프는 클린턴에 6%포인트 열세다.

미국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의회 선거의 경우 유권자들이 투표용지 맨 위에 적힌 대통령 후보를 선택한 후 상·하원 의원도 같은 당 후보를 고르는 ‘옷자락 효과(Coattail Effect)’가 발생한다. 그러나 상황은 트럼프가 상원 선거에 득이 되기는커녕 표를 갉아먹을지 모르는 쪽으로 치닫고 있다.

공화당이 압도하고 있는 하원(공화 247석, 민주 188석)도 빨간불이 켜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최근 공화당 큰 손 지원자인 코흐 형제가 후원한 행사에서 “하원은 난공불락이라고 여기지 말라. 상원 유지에만 전념하지 말라”고 읍소했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트럼프는 당의 번영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결론에 따라 트럼프의 패배를 가정한 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은 “‘힐러리 클린턴의 백악관’을 견제하기 위해 공화당이 의회를 계속 장악해야 한다”는 논리의 선거광고를 준비중이다. 이 광고는 이르면 9월26일 첫 대선후보 토론회 전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의원들의 각자도생은 더 노골적이다. 스콧 리겔(버지니아) 하원의원은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를 찍겠다고 선언했다. 현역 의원의 공개 반대는 클린턴 지지를 밝힌 리처드 해나(뉴욕) 의원에 이어 두번째다. 콜라라도의 마이크 코프만 의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그에게 맞서겠다고 약속하는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론 존슨(위스콘신) 상원의원과 데이비드 영(아이오와) 하원 의원은 트럼프가 자신들의 지역구를 방문할때 다른 곳에서 행사를 열었다.

현역 의원들의 이같은 ‘반기’ 속에 트럼프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발표한 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의 격차는 8%포인트(50%대 42%)로 벌어졌다. 그래서일까. 트럼프는 5일 자신과 갈등을 빚어온 라이언 의장, 존 매케인(애리조나)·켈리 에이욧(뉴햄프셔) 상원의원 등 3인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에 대해 “(당내 경선에서) 그들을 지지하는 데까지 와 있지 않다”고 비난한 지 사흘 만에 꼬리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한국 등 동맹국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라는 압박은 계속했다. 그는 5일 아이오와 주 유세에서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론하며 “ 방어에 드는 충분한 돈을 내지 않고 있다. ‘양방향 도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항상 걸어나올 준비를 해야 한다”며 미군철수를 위협했다.

뉴욕·워싱턴=이상렬·김현기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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