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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국 넘게 여행, 그때마다 멀리뛰기 한 기분”

“당신이 좋다, 라는 말은 당신의 색깔이 좋다는 말이며, 당신의 색깔로 옮아가겠다는 말이다”(『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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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를 찾은 이병률 작가. 윤동희 북노마드 대표와 대화집을 펴냈다. [사진 북노마드]

이런 글귀를 읽노라면 마음이 간질간질해진다. 이처럼 남다른 감성을 무기로 지난 10년간 세 권의 여행서로 100만 권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1995년 등단 이후 꾸준히 시집을 발표하고 있는 시인 겸 여행작가 이병률(49). 방송작가로도 활동했던 그가 첫 대화집 『안으로 멀리 뛰기』를 펴냈다. 출판사 북노마드 윤동희(44) 대표가 묻고 이 작가가 답하는 방식이다. 북노마드에서 발행하는 여행무크지 ‘어떤 날’의 인터뷰가 단초가 되어 지난해 1년간 여섯 번의 만남을 덧대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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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만난 이 작가는 한결 편안해 보였다. “제가 언론에 시원하게 나오지 않으니까 저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꼽아주신 분도 많았고요. 책 인쇄 들어갈 때까진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완성시키고 나니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이는 것 같아요.”

“글에는 어느 정도 가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 그는 이번 대화집에서 있는 그대로의 민낯을 보여준다. 술을 마시면 집에 가는 길에 꽃을 꺾는 버릇이 있고, 매일 밤 잠이 드는 데 3초가 안 걸린다는 개인적인 면모, 평범한 일상과 여행, 글쓰기의 고민, 때로는 악역을 해야하는 출판사(달) 대표로서의 이야기까지 허물없이 털어놓는다.
 
책이 나온 걸 보니 어떤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멍청하게 떠들었다(웃음). 그래도 이 사람은 사람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열어놓는구나, 이렇게 보여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일할 땐 아주 무서운 사람 같다.
“나 역시 글을 통해서 많이 아팠고 지금도 좋은 글을 쓰려고 추운 곳으로, 오지로 스스로를 내몬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갖고 있는 한계는 너무 뻔하니까 외부적 충격을 계속해서 줘야 한다.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악역을 자처한다. 막 쪼기도 한다. 허공에 흩어지게 쪼는 게 아니고 마음에 확 박히게 꽂는다. 그 독이 퍼지도록.”
가수 타블로나 이석원도 저자로 발굴했다.
“처음 책을 내는 필자들이라 악하게 굴기도 했지만, 많이 배웠다. 그들의 솔직함에 감전돼 찌르르 전해지는 게 있었다.”
지금 눈여겨 보는 필자가 있는지.
“에피톤 프로젝트. 가사에서 이별의 폐부를 찌르는 지점이 좋았다. 내년 2~3월쯤 책이 나올 예정이다.”

이번 책의 제목은 “글을 쓰는 건 사는 것하고 똑같아서 안으로 멀리 뛰기 같은 걸 수도 있다”는 그의 말에서 따왔다.

“ 100개국 넘게 여행을 다녔는데, 그중 그 곳에서 살고 싶어서 스무 번도 더 간 도시가 10곳은 되는 것 같아요. 가서 보름 있다 돌아와서 다시 보름은 일을 하는 셈인데, 그렇게 오갈 때마다 멀리 뛰기를 하는 기분이예요. 제 세계를 먼저 넓혀놔야 새로운 게 유입되기도 쉽고, 또 그걸 받아들여서 (제 세계가) 더 커질 수 있잖아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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