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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나이는 6000년…노아 방주에 공룡도 탔다”

성경과 과학은 공존이 가능할까. 기독교적 창조론과 현대 과학은 상호 보완적일까, 아니면 양자택일의 문제일까. 최근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국창조과학회’ 안팎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창조론’을 둘러싼 과학적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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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7일간 미국 서부를 돌면서 “성경에 기록된 내용은 사실이다”는 전제 하에 구약 창세기에 대한 과학적 증명을 시도하는 미국창조과학 연구소의 입장을 취재했다. 창조론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들의 주장에는 반박하는 ‘점진적 창조론’, 그리고 신(神)과 진화론을 동시에 수용하는 ‘유신론적 진화론’ 등 다른 주장들도 함께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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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과학’ 진영은 노아의 방주도 실재했다고 본다. 영화 ?노아?에서 동물들이 암수 짝을 지어 방주를 향해 들어가고 있다. [킹맨(미국)=백성호 기자]

◆노아의 대홍수=구약 성경에는 ‘노아의 대홍수’가 기록돼 있다. 지구상에는 약 320개의 대홍수 전설이 내려온다. 미국창조과학 연구소에서 활동하면서 17년째 300회 이상 ‘창조과학 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지질학 전문가 이재만 선교사는 “노아의 대홍수는 지구를 물로 뒤덮은 ‘전지구적 사건’이었다”며 “창세기에도 ‘땅에 물이 크게 불어나서, 온 하늘 아래에 있는 모든 높은 산들이 물에 잠겼다’는 구절이 있다. 이건 역사적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대홍수 때 지구가 통째로 물에 잠겼고, 이후 해저 지진 등에 의해 땅이 솟으면서 바다와 육지로 갈라졌다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당시 미처 바다로 빠지지 못한 물들은 고원 위에 한반도의 몇 배나 되는 거대한 호수를 형성했다. 그 호수의 둑이 터지면서 쏟아진 거대한 저탁류(물과 함께 이동하는 고밀도 퇴적물의 흐름)가 땅을 깎으면서 생겨난 게 그랜드 캐니언의 지형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라는 ‘젊은 지구론’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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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선교사(왼쪽)가 지난달 31일 미국 그랜드 캐니언의 지층을 통해 ‘노아의 대홍수’를 설명하고 있다. [킹맨(미국)=백성호 기자]

1981년 한국창조과학회 창립을 주도하며 ‘창조 과학’ 대중화에 기여했던 물리학자 양승훈(캐다나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원장) 교수는 2008년 학회를 탈퇴했다. 양 교수는 ‘젊은 지구론’에 맞서 ‘오래된 지구론’을 주장하고 있다. ‘젊은 지구론’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구상에 노아의 홍수 외에도 여러 차례의 격변이 있었다”는 ‘다중격변론’을 제기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 이전에 장구한 기간에 걸쳐서 운석의 충돌에 의한 다중격변이 지구상에 있었으며, 노아의 대홍수는 신생대 홍적세 지층을 만든 마지막 격변이라고 반박한다.

◆고대 식물과 공룡=아담 창조 이전에 지구상에 생물이 있었을까. 창조론자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오래된 지구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아담의 창조 이전에 여러 차례의 창조와 멸종이 있었다고 본다. 반면 ‘젊은 지구론’을 지지하는 이들은 “ 성경에 반하는 주장”이라고 받아친다. 미국 창조과학연구소는 “노아의 방주에는 공룡도 함께 탔었다. 공룡은 인간과 동시대에 살았다. 대홍수 이후에 찾아온 빙하시대와 해빙 때 공룡이 멸종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한마디로 ‘공룡에 대한 성경적 이해’다.

방사성 동위원소에 의한 연대 측정 결과에 대한 입장도 갈린다.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법을 과학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오류가 많다는 이유다. 이 선교사는 “화석을 ‘고생대·중생대·신생대’ 등으로 나누는 지질시대표는 이들 화석에 대한 연대측정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창조론인가, 진화론인가=창조론자들은 “진화론에는 아킬레스건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원숭이와 인간의 중간적 존재에 대한 아무런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본다. “자바인과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의 유골은 중간단계가 아닌 사람의 것으로 판명났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유골은 현존하는 원숭이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단계 생물로 여겨졌던 시조새도 최근 학계에서 “시조새는 조류다”라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한다.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든, ‘오래된 지구론’을 주장하든 창조론자들은 “인간의 출발점은 진화가 아닌 창조에 의한 것”이라는 관점이다.

반면 신(神)과 진화론을 모두 끌어안는 ‘유신론적 진화론’ 혹은 ‘진화론적 유신론’의 입장을 취하는 진영도 있다. 천체물리학자 우종학(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창조과학’을 비판하면서 “우리가 믿는 것은 ‘성경을 우상시하는 성경교’가 아니라 ‘예수를 믿는 기독교’다. 성경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 해석의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물리학계에서 제시하는 138억 년이란 우주의 역사와 진화론적 발전 과정을 수용한다.

이처럼 기독교 안에서도 ‘창조와 진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갈린다. 상대를 단죄하는 종교재판식 논쟁이 아니라 기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생산적 토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킹맨(미국)=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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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