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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엎친 데 덮친 기후변화와 열섬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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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날마다 휴대전화에 “폭염경보가 내렸으니 조심하라”는 긴급재난 문자가 뜨고 있다.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가고 있어서다. 그늘진 백엽상 내부 온도가 그 정도다.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길거리 기온은 족히 40도는 될 것이다. 폭염으로 전국의 선풍기와 에어컨이 동났던 ‘1994년의 악몽’이 다시 떠오를 정도다. 기후변화에 관한 한 가장 권위 있는 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5차 평가보고서에서 95%의 확률로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해 초래된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대로 가면 21세기 말에는 온실가스 농도가 지금의 2배를 넘게 되고,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간 상승 폭의 5배가 넘는 3.7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40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예측한 내용이다.

그런데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정부와 시민들의 인식은 아직 안이하다. 지구촌의 딴 나라 얘기라 생각하는 것일까? 50년 후, 100년 후의 일이어서 그럴까? 5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그때 우리는 한강에서 스케이트를 즐겼고, 한강에서 생산된 얼음을 동빙고와 서빙고에 저장하고 한여름에 사용했다. 그렇다. 몇십 년 사이에 기후는 크게 변했고, 지구온난화는 분명한 사실(팩트)이다. 기후변화는 바로 우리나라의 이야기이고 우리 자식과 손자들이 살아야 할 가까운 미래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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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는 한반도에 먼저 영향을 준다. 2015년 발간된 한국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이 99년까지 50년 동안 10년에 0.23도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2001년부터 2010년 사이엔 2배 가까운 0.5도 상승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난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한반도 주변의 해양 수온과 해수면 상승률은 각각 전 지구 평균인 0.85도와 연 1.4㎜보다 2~3배 높다. 2040년 폭염에 의한 서울 지역의 사망자는 10만 명당 1.5명으로 예상된다. 지금보다 2배 이상 많다. 서울에서 폭염으로 1년에 150명이 목숨을 잃는다면 참사가 될 것이다. ‘폭우’도 일상화됐다. 2011년 7월 말 서울에는 3일간 연강수량의 40%에 달하는 536㎜가 쏟아졌다.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였다. 서울의 가장 번화가인 강남역이 침수되고 외제차가 물위에 둥둥 떠다녔다. 기후변화는 지구촌의 먼 얘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온난화 속도가 왜 지구 평균보다 더 빠를까? 전문가들은 높은 도시화율을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약 9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도시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0년 도시화율이 39%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인구의 절반과 930만 대의 차량이 면적 12%에 불과한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에너지 사용이 좁은 지역에 집중되고, 녹지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좁은 지역에서 다량의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도시 중심부의 온도가 외곽보다 2~5도 높게 나타나는 열섬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지구 기후변화 현상에 소위 도시 규모의 기후변화가 추가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화에 따라 열용량이 큰 콘크리트 건물이 밀집되고, 도로 포장으로 도시의 불투수층이 증가하면서 도시 열섬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연례 행사로 침수 피해를 겪고 있는 강남역과 광화문의 불투수율은 87%로 비가 오면 거의 대부분의 빗물이 바로 낮은 지대로 유출되고 만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뿐 아니라 도시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화석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2배, 인도의 8배에 달하는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가 주관하는 ‘온실가스 1인 1t 줄이기 운동’이 중요한 이유다. 현실적인 대안은 전체 발전량의 0.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태양광발전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발전사업자의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뿐 아니라 아파트 옥상 등을 활용한 소형 태양광발전시설을 많이 늘릴 필요가 있다. 서울형 발전차액지원제도(FIT)처럼 직접 보조금을 주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2050년 화석연료 0%, 재생에너지 100%’를 선언한 독일처럼 조금 비싸더라도 태양광발전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도시의 열섬현상과 집중호우, 침수 피해는 열용량이 큰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도로 구조 때문이다. 축소 일변도인 녹지는 최대한 보호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훼손하는 만큼 다른 곳에서 그것을 보상하는 ‘녹지 총량제’ 도입이 필요하다. 공원 조성과 건물의 옥상 및 입면녹화도 확대해야 한다. 도시 개발이나 건물 신축 시 ‘바람길’을 확보토록 하고 강우가 지하로 투수될 수 있는 생태 면적률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도로 신설 및 보수 시 포장도로의 투수율을 높이는 배수성 포장을 확대해야 한다. 뻔히 닥쳐올 미래 위협에 미리 대비하는 게 선진국이다.

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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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