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네이버의 은밀한 진격…목표는 한국판 아마존?

기사 이미지
#1. 회사원 이동직(32)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따로 접속한 적이 거의 없다. 인터넷 기본 화면으로 깔아놓은 포털 네이버에서 쇼핑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는 “네이버 쇼핑으로 가격을 비교해 가장 저렴한 물건을 고른 뒤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결제까지 마치는 네이버 페이 기능을 이용한다”며 “다른 쇼핑몰에 일일이 회원가입하고 로그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 부산시 금정구에서 옷가게를 하는 전희창(35)씨는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10년 된 오프라인 매장의 장사가 잘돼서가 아니다. 2014년 11월 입점한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 ‘윈도’를 통한 매출이 월 4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늘어서다. 그는 “네이버가 소상공인 상생 정책으로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기에 반신반의하며 입점했는데 이렇게 장사가 잘될 줄은 몰랐다”며 “워낙 포털 사이트 방문자가 많아 모객 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 기사 [단독] 강남권 고분양가 열기…강 건너 뚝섬으로

국내 검색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가 전자상거래(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도 공룡화할 조짐이다. 네이버는 2014년 6월 오픈 마켓형 서비스 ‘샵N’을 철수하는 등 쇼핑 사업을 축소했다. “검색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경쟁 업체와 골목 상권을 다 죽인다”는 논란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쇼핑 관련 서비스를 하나 둘 강화하기 시작했다. 2014년 말 소상공인 상생을 내세우며 선보인 오픈마켓 플랫폼 ‘윈도’, 지난해 6월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과 결제를 끝낼 수 있다며 내놓은 ‘네이버 페이’가 대표적이다. 업계는 이들 서비스에 가격 비교 서비스 ‘네이버 쇼핑(전 네이버 지식쇼핑)’을 합쳐 네이버의 3대 쇼핑 관련 사업으로 꼽는다.

이들 사업은 모두 성장세가 가파르다. 네이버의 가격 비교 서비스는 업계의 절대 강자다. 시장 점유율 70% 수준으로 에누리·다나와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를 크게 앞질렀다. 네이버가 이 서비스로 벌어들이는 광고·수수료 매출은 2014년 2분기 331억원에서 2년이 지난 올 2분기 558억원으로 68.5% 늘었다. 한 대형 오픈마켓 쇼핑몰 관계자는 “방문 고객의 3분의 1 정도가 네이버 쇼핑을 통해 들어온다”며 “매출액의 1~2%에 달하는 수수료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경쟁할 만한 사이트가 없으니 수수료가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자료: 네이버·미래에셋대우증권 추정치

오픈마켓 플랫폼 ‘윈도’는 더 무섭게 성장했다. 2014년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윈도에선 7월 현재 6000여 개 소상공인 업체가 입점해 월 매출 450억원을 올리고 있다. 경쟁 업체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둔 옷가게·공방·농장 등만 입점시키는 게 특징이다. 지금은 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유료화하고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조건을 없앨 경우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기사 이미지

자료: 네이버·미래에셋대우증권 추정치

‘네이버 페이’는 네이버가 쇼핑의 시작(검색)부터 끝(로그인·결제)까지 틀어쥐는 계기가 됐다. 이 서비스는 출시 1년 만인 올 6월 누적 사용자 수 1100만 명, 누적 거래액 2조5000억원, 거래 건수 1억8000만 건을 돌파했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떠오르는 삼성페이(5월 거래액 1조원 달성)보다도 거래액이 훨씬 많다. 온라인 쇼핑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를 기본 화면으로 설정하고, 늘 로그인해 두는 이용자가 많다 보니 가격 비교와 결제 서비스에서도 독점적인 위상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 이미지

자료: 네이버·미래에셋대우증권 추정치

이런 성장세 때문에 업계는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긴장한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네이버의 전자상거래 수익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고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이미 11번가·G마켓·옥션같은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구매 의사 결정이 주로 네이버에서 이뤄지는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면 미국에선 검색은 구글, 쇼핑은 아마존으로 분리된 것과 달리 한국에선 네이버가 구글과 아마존의 역할을 모두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관건은 모바일이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네이버와 구글·페이스북·카카오톡 같은 플랫폼과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모바일에서도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유지한다면 건전한 경쟁을 위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