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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잦은 기침, 손발 저림, 두통 … ‘이러다 말겠지’ 하다간 큰코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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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앓는 질환은 3000여 가지인데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100여 가지에 불과하다. 질환이 다른 데도 증상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경증·중증 질환 간에도 별 차이가 없다. 비슷한 증상은 조기 진단을 어렵게 한다. ‘이러다 말겠지’ 하고 방심·방관했다가 병을 키울 수 있다.
증상은 몸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 신호다. 무심코 지나치다가는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치료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쉽게 지나치기 쉬운 대표적인 증상별로 질환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다.

아무리 증상이 비슷해도 따져보면 미세한 차이가 있다. 증상만으로 질환을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때로는 미세한 차이가 감별 진단의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이용택 교수는 “평소 증상을 잘 관찰해 의심이 생기면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상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그만큼 조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침 - 수주 지나도 차도 없으면 검사 필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는 기침이다.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의 초기 증상이다. 기침으로 가장 먼저 의심하는 질환은 감기다. 약을 먹거나 일주일 정도 푹 쉬면 낫는다.

문제는 이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다. 기침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 우선 폐렴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폐렴은 일반적으로 고열과 함께 가래를 동반한다. 가래 때문에 숨을 쉬거나 기침을 할 때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폐렴은 항생제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해질 수 있어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기침할 때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각혈이 나오고, 숨이 가쁘거나 목이 쉬는 증상까지 있다면 폐암 같은 좀 더 심각한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기침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의학적으로 8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면 만성기침으로 본다. 기관지 천식, 위식도 역류, 상기도 기침증후군, 호산구성 기관지염이 만성기침 4대 질환으로 꼽힌다. 상기도 기침증후군은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서 생기는 헛기침으로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호산구성 기관지염은 폐 기능은 정상인데 생기는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만성기침 원인의 15%를 차지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장윤석 교수는 “기침에 숨어 있는 원인을 찾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라며 “유도 객담검사, X선 촬영, 부비동 촬영, 알레르기 피부 시험, 천식 유발검사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손발 저림 - 팔 힘 빠지면 뇌졸중 전 단계
손발 저림은 비교적 질환의 경계가 뚜렷한 증상에 속한다. 뇌에서 경추를 지나 온몸으로 퍼지는 신경이 어디서 눌리느냐에 따라 질환이 갈린다.

몸의 가장 윗부분에서 신경이 눌려 생기는 저림 증상의 원인은 경추(목) 디스크다. 목을 지나는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팔과 손이 저리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서 신경이 눌리는 경우다. 엄지손가락부터 중지까지 세 손가락이 집중적으로 저리고 저림 증상으로 자다가 밤중에 잘 깨는 것이 특징이다. 양 손등을 서로 마주 대고 30초 이상 유지하면 증상이 나타난다.

팔다리가 저리면서 힘이 살짝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정신이 아찔한 경험을 했다면 심각하게 봐야 한다. 뇌졸중 전 단계인 일과성 허혈증일 수 있다. 이용택 교수는 “일과성 허혈증은 잠시 생겼다가 싹 없어지곤 하는데, 이때 관리를 잘 안 하면 뇌졸중이 올 수 있다”고 했다.

다리가 저리는 것은 여러 질환과 관련돼 있다. 오래 앉아 있을 때 허리가 아프면 허리디스크, 오래 서 있기 힘들면 척추관협착증으로 볼 수 있다. 다리로 가는 동맥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말초동맥질환도 다리를 저리게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자전거를 타면 편해지지만 디스크와 말초동맥질환은 자전거를 타도 계속 저리고 아프다.

말초신경이 상하는 말초신경염도 저림을 유발한다. 손발 중 발부터 증상이 생긴다. 발끝부터 시작해 양말이 올라오는 자리까지, 손끝부터 시작해 손목까지 증상이 올라온다고 해서 ‘스타킹 앤 글러브(stocking & glove) 패턴’이라고 한다. 이 교수는 “저림 증상과 함께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통 - 갑작스러운 벼락두통 여부 관건
두통은 그 자체가 질환인 1차성 두통과 두통이 하나의 증상인 2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두통은 편두통(1차성)이다. 두통이 서서히 증가해 강한 두통이 4~72시간 지속된다.

이와 달리 두통이 갑자기 생기면 뇌출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뇌실질에 출혈이 생기면 두통·반신마비·구음장애(신경마비로 나타나는 발음장애)가 즉각적으로 발생해 심각성을 빨리 인지할 수 있다.

반면에 지주막하 출혈과 경막하 출혈은 증상이 두통으로만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지주막하 출혈은 벼락두통의 양상을 보인다. 얻어맞은 듯한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생긴 두통을 말한다. 통증이 시작된 지 수초에서 수분 내에 최고조에 달한다. 경막하 출혈의 경우 기립성 두통이 나타난다. 누운 자세에서는 나아지지만 앉거나 서 있으면 머리를 아래로 당기는 듯한 통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최정윤 교수는 “증상만으로 편두통과 뇌질환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평소 느끼던 통증과 조금이라도 다른 두통이 생기면 뇌 검사와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속쓰림·흉통 - 꼭 짚을 수 없는 통증은 심각
소화기계 질환은 보통 상복부 통증을 보인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은 속쓰림으로 나타난다. 위궤양은 식후에, 십이지장궤양은 공복에 속쓰림이 더 심해진다.

담석질환도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돼 단순 소화불량으로 생각하기 쉽다. 담석질환은 오른쪽 갈비뼈 밑에 통증이 생긴다. 해당 부위를 누를수록 더 아프다. 위궤양 통증은 대부분 일시적이어서 1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지만 담석질환은 보통 1시간 이상 계속된다. ‘사다리꼴 통증’이라고 해서 통증 강도가 시간에 따라 서서히 증가해 최고치에서 장시간 유지되다가 서서히 줄어든다. 윗배가 불편하고 피곤하면서 소화도 잘 안 돼 소화제만으로 버티다 나중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김홍주 교수는 “복부의 심한 통증은 그 자체가 경고 신호라서 소화제나 제산제로도 차도가 없으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슴 통증은 질환을 헷갈리게 한다. 보통 가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은 위식도 역류, 천식, 협심증, 근골격계 질환이 대표적이다. 위식도 역류가 생기면 가슴에 타는 듯한 통증이 몇 시간씩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근육이 아프거나 연골에 염증이 생기는 근골격계 질환은 가슴 통증 부위를 정확히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지만, 협심증은 고작 손바닥으로 부위를 짚을 수 있고 통증 자체가 무겁다. 장윤석 교수는 “환자들이 실제로 위식도 역류, 천식, 협심증을 헷갈려 한다”며 “평소 자신의 증상을 유심히 관찰하고 증상을 빠짐없이 의사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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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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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