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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페북에 '좋아요' 없으면 불안·찜찜…혹시 나도 관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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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나 마찬가지다.

고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관심을 주고받으며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라고 말했다. 지금은 인터넷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디지털 인간관계가 대세다. 쉽고 간편하며 파급력도 크다. 하지만 여기에 매몰됐다가 ‘진정한 나’를 잃어버릴 수 있다. ‘관심병’이라는 신조어는 이런 사회현상을 대변한다. 아이스크림 하나까지 사진을 찍는 나, 과연 괜찮은 것일까?

관심 원하는 건 인간의 근원적 욕구
“언니가 외출하는데 부츠를 짝짝이로 신었어. 내가 말했는데도 무시하더니 5분 뒤에 들어와 갈아 신고 나가더라. 언니 페이스북 보니까 집 앞에서 그걸 사진으로 찍고 ‘아차, 내 정신’ 이렇게 올려놨더라고. 좀 심한 것 아니야?“

2년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 고민이 올라왔다. 글과 사진을 거짓으로 꾸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언니가 걱정된다는 내용이다. 2014년 미국에선 자신의 SNS에 병약한 아들의 간병기를 올린 20대 여성이 실제로는 치사량의 소금을 아이에게 꾸준히 주입해 온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줬다. 다른 사람에게 ‘착한 엄마’로 인정받고 싶어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강박적으로 SNS에 몰두해 일상생활이 망가지는가 하면, 타인의 반응을 끌어내려고 위험한 행동이나 과도한 노출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SNS에 메시지를 올린 뒤 공유 숫자에 따라 차에 깔리거고, 전구를 먹겠다는 등 말도 안 되는 ‘공약’을 내건다.

이를 비난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 ‘관심병’이다. 관심을 받고 싶어 글과 사진을 병적으로 만들어 올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관종(관심종자)’ ‘어그로꾼(공격적이란 뜻의 aggressive에서 파생된 신조어)’이란 표현도 있다. 이 정도라면 심리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늘었다.

어렸을 때 소외된 사람들에게 많아
‘관심병’은 의학적으로 규정된 병이 아니다. 정의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이때 나타나는 행동은 성격장애와 유사한 점이 많다. 정신의학적으로 성격(인격)장애는 크게 세 가지(A·B·C) 부류로 나뉜다. 관심병은 이 중 대인관계에 문제가 두드러지는 B형 성격장애와 비슷하다. 관심을 끌기 위해 과도한 거짓말과 연극적 행동을 일삼고(연극성 성격장애), 정서가 불안하며(경계선 성격장애) 자기를 과대평가(자기애성 성격장애)하는 식이다.

성격장애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소아청소년기에 경험한 애착 장애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상우 교수는 “어릴 때 충분한 관심을 못 받은 사람은 설령 관심을 받을 때에도 공허함, 허전함,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친밀감의 욕구를 SNS를 통해 채우려는 ‘디지털 성격장애’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드물지만 실제 정신질환에서도 ‘관심병’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나래 교수는 “조현병이나 양극성 정동(情動)장애를 겪을 땐 온라인상에서 상대방을 과격하게 공격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SNS는 줄이고 얼굴 맞대는 소통을
모든 ‘관심병’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성격장애는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관심을 위해 에너지를 쏟는 건 정도의 차이일 뿐 인간의 본능에 가까워서다. 조철현 교수는 “이런 행동이 지속적이지 않고 일정한 때와 상황에서 나타난다면 이를 ‘병’이라 부르지 말고 지지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나래 교수는 “대부분 자존감이 낮을 때 타인의 관심을 원한다. 스스로도 온라인상의 ‘좋아요’를 바랄 땐 내가 나에게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SNS만을 이용해 관계를 맺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관계는 상호보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글과 사진을 선택하고, 친구를 맺고 끊을 수 있는 일방적인 관계다. 관심을 받아도 허무하게 느껴지고 긍정적인 느낌도 지속되지 않아 과도한 행동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상우 교수는 “SNS의 피상적인 공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 자기 치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철현 교수는 “동호회, 모임 같은 오프라인 관계를 온라인과 연계해 발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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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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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