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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400만명 눈앞, 애국심 마케팅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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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에서 대위 장학수 역을 맡은 이정재. 한국전쟁 당시 대북 첩보 ‘X-RAY’ 작전을 이끈 해군 중위 임병래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사진 CJ E&M]

온라인 포털사이트의 전문가 평점은 3점대인데 관람객 평점은 8점이 넘는다. 개봉 전 ‘국뽕(애국심을 비하하는 표현)‘ 영화라는 말까지 나왔던 ‘인천상륙작전’(이재한 감독)이 받아든 중간 성적표다.

지난 달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7일 만에 관객수 350만 명을 돌파했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지금도 평일 관객 수 40만 명대를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개봉 전 언론 시사회 직후 평단에서 ‘시대를 역행한 영화’ ‘철지난 반공영화’ 등 혹평이 쏟아진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결과다. ‘낡은 감성이라 흥행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무색케 했다.

중·장년층의 극장 유입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CGV 리서치센터 집계(1일 기준)에 따르면 이 영화의 40대 이상 관객 비중은 개봉 5일 만에 42.3%에 달했다. 1주일 먼저 개봉한 ‘부산행’의 40대 이상 관객 비중이 2주차에 33.3%를 기록한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개봉 전엔 평단으로부터 인색한 평가를 받았지만, 개봉 후 관객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현상은 무엇을 의미할까.

투자·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 측은 ‘감동 실화’를 다뤘다는 점을 주요한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익히 알려진 역사적 사건의 실제 과정을 통해 픽션과는 다른 무게감의 감동을 전달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명량’의 흥행 패턴과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J 측은 개봉 전날 부산에 위치한 해군 독도함에서 해군 장병들과 군인 가족, 6.25 참전 용사 등 1200여 명과 함께하는 국내 최초 함상 시사회를 가지는 등 이색적 마케팅을 펼쳐 눈길을 끈 바 있다.

흥행에도 불구하고 비평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영화라는 것이 평단의 중론이다. 한 영화평론가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반공주의를 민족주의로 적나라하게 치환하는 ‘꼼수’가 엿보이는 영화라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맥아더 장군을 재현한 방식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있다. 황진미 영화평론가는 “현 시점에서는 맥아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고뇌하는 사상가이자 존경받아 마땅한 대상으로만 그린 연출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화의 흥행세가 이어지면서 이념논쟁도 서서히 불거지는 분위기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자신의 SNS에 이 영화를 ‘수작’(秀作)이라고 호평하면서 “좌파코드가 대세가 되고 있는 요즘 영화계에서 ‘인천상륙작전’ 같은 영화는 참 용기 있는 시도로 보인다”는 글을 올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관객들 사이에서도 ‘동족상잔의 비극조차 이해하지 못한 시대착오적 반공영화’라는 지적과 ‘순국선열의 희생과 자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영화’라는 평이 엇갈리고 있다.

제작사 측은 ‘반공영화’라는 평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반공영화가 아닌 안보영화”라며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에게는 작전이 성공했던 그날의 기쁨을 선물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전 세계 유일 분단 국가에 살고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념 시비를 떠나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은 철저하게 상업적 논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4년 ‘명량’, 지난해 ‘연평해전’에 이어 여름 시즌 전쟁액션 블록버스터의 ‘애국심 호소’ ‘애국주의 마케팅’이 통한다는 증명이라는 것이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애국주의 코드의 전쟁액션 대작들이 못해도 관객 수 400~500만은 넘긴다는 분석이 나온 이상 해마다 비슷한 영화가 잇따라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선·이지영 기자 h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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