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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기각·기각·기각·기각…검찰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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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오른쪽)이 2일 의원총회에서 박준영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 1일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박 의원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가운데는 송기석 의원. [사진 오상민 기자]

대형 공안(선거)·특수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들이 줄줄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검찰이 ‘패닉’에 빠졌다. 국민의당 박선숙·김수민·박준영 의원, 롯데그룹 비리 관련자 및 폴크스바겐 고위 관계자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불과 나흘 새 기각되면서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일반 형사사건과는 달리 공안·특수사건은 그 성격상 인신 확보가 사건 본류로 파고드는 핵심”이라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국민의당 수사나 롯데 수사가 장차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비록 죄가 없다는 취지는 아니지만 인신 구속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에 검찰 조직이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당장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총선 홍보비 비리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서부지검은 두 번째로 청구한 영장마저 기각되면서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전국의 선거사범을 처리해야 하는 대검 공안부도 덩달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수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101명의 선거사범을 구속했는데 가장 죄질이 안 좋은 3명(박준영·박선숙·김수민 의원)만 빠져나왔다”며 “재청구한 영장이 기각된 이들에 대해 세 번째 영장청구를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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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지금 검찰이 진경준 검사장 비리 등으로 코너에 몰린 틈을 타 법원이 정치적인 판단을 내리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공안부가 곤혹스러워하는 이유는 선거 관련 금품 수수 사건은 돈을 주고받은 피의자들이 밀접하게 엮여 있어 둘 중의 하나라도 인신을 확보하지 못하면 범죄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중심 롯데수사팀과 폴크스바겐 비리를 수사 중인 형사부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수사팀이 세무조사 무마 로비 등 명목으로 롯데케미칼에서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세무법인 T사 대표 김모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과 형사5부가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청구한 박동훈 전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의 구속영장은 2일 새벽 나란히 기각됐다. 지난달 19일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그 연결고리인 김씨에 대한 ‘구속 실패’로 롯데그룹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특수부의 한 관계자는 “수사의 타깃인 윗선(롯데 일가)으로 가기 위해선 구속 피의자를 통해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안 그래도 수사가 더뎌 고민이 많은데 또다시 영장이 기각돼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법원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로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해 추가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 “피의자 모두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할 염려가 희박하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 등을 들었다. 일각에선 검찰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영장 재판이 인신 구속을 결정하는 중요 절차인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할 기본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영장 재판은 유무죄 여부를 가리는 재판이 아닌데 최근 들어 본안 재판과의 구별이 모호해진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또 다른 변호사는 “구속을 해야 성공한 수사라는 검찰의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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