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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산 차는 운행 가능하지만 중고차 값 하락할 수도

국내 수입차 중 판매 1위인 폴크스바겐이 한국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처했다. 국내에서 많이 팔리고 있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골프 2.0 TDI, 아우디 A6 35 TDI 등 폴크스바겐의 ‘스테디셀러’ 삼 형제에 대해 신차 판매 정지가 결정됐다.

환경부는 이 회사에서 판매한 휘발유차·경유차 8만3000대의 80개 모델에 대해 인증을 취소한다고 2일 발표했다. 인증이란 자동차 제조사가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허가를 뜻한다. 지난해 11월 인증 취소된 경유차 12만6000대를 포함하면 2007년 이후 국내에서 팔린 폴크스바겐 자동차 30만7000대 중 68%(20만9000대)가 인증취소 차량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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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이날 “폴크스바겐이 위조된 배출가스·소음 성적서로 불법 인증을 받았다. 이는 자동차 인증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 관련 규정에 따라 인증이 취소된 모델은 신차 판매가 정지된다. 리콜(결함 시정) 명령은 전체 모델이 아닌 3개 모델(A5 스포트백 35 TDI 콰트로, A4 30 TDI, A4 35 TDI 콰트로)에만 내려졌다. 환경부는 리콜 사유와 관련해 “3개 모델은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문제가 생겨도 경고등이 켜지지 않는 문제가 확인됐다. 나머지 77개 모델에선 차량 부품 조작이나 기술적 결함이 현재까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작된 배출가스 성적서로 인증을 받은 47개 모델 5만7000대에 대해선 과징금 178억원이 부과됐다. 조작된 소음성적서로 인증을 받은 나머지 모델은 소음·진동관리법상 과징금 조항이 없어 과징금 부과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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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해 폴크스바겐에 과징금 141억원을 부과하면서 “선진국에 비해 과징금이 너무 적다”는 비판을 감안해 대기환경보전법을 개정하면서 차종당 과징금 상한액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높였다. 하지만 이번엔 이 조항이 적용되지 못했다. 아우디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지난달 25일 자체적으로 해당 모델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조항은 폴크스바겐 측이 판매를 자체 중단한 뒤 사흘 뒤인 지난달 28일부터 적용됐다. 새 기준이 적용됐다면 과징금 680억원이 부과될 예정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 회사가 과징금 502억원을 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판매 중단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개정 법령 시행에 앞서 판매가 중지된 만큼 새 기준을 소급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폴크스바겐 측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서 “환경부가 가장 엄격한 처분을 내린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빨리 재인증을 준비해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행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인증을 받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환경부 홍동곤 교통환경과장은 “자동차 인증은 서류 검토 위주로 해왔으나 폴크스바겐이 재인증을 신청하면 실제 실험을 병행하고, 필요하면 독일 본사를 방문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인증 취소된 모델을 구입한 소비자에겐 운행 정지나 중고차 거래 제한 같은 불이익은 없다. 리콜 모델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도 무상으로 리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인증 취소 차량의 중고 판매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 가치 하락이란 불이익은 불가피하다.

이번 환경부 결정으로 수입차 판매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브랜드로 인식돼 ‘엔트리’(entry·진입)급 수입차 역할을 해왔다”며 “오랫동안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폴크스바겐이 판매 중단 위기에 내몰린 만큼 수입차 시장 전체 판매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시윤·김기환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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