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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성역' 2000년 빗장 풀까…가톨릭 '여성 부제' 검토

'금녀의 성역'은 무너질 것인가.

가톨릭 교회가 여성에게 사제직 개방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바티칸 교황청은 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치열한 기도와 숙고 끝에 12명으로 된 여성 부제(副祭) 검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제는 사제를 보좌하는 직책이다. 성체성사나 고백성사의 권한만 없을 뿐 유아세례, 혼배미사, 강독 등을 할 수 있다.

위원회는 바티칸 신앙교리성 장관인 루이스 프란치스코 페레르 추기경이 위원장을 맡고 사제와 수녀, 평신도 여성 등 남녀 각 6명으로 구성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각국 수녀원 대표들이 참석한 바티칸 알현에서 '초기 교회처럼 여성에게 부제를 맡기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여성 부제는 오늘날 가능하다"고 답했다. 위원회 설치는 교황의 답변을 구체화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지난 4월 부활절 직전 성 목요일에 열린 세족식에서는 관행을 깨고 여성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이번 위원회 설치에 대해 가톨릭계에선 여성에게 사제직을 허용하는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와 교회가 분열될 것이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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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는 부제를 포함해 여성의 사제직 참여를 엄격히 금지해왔다. 지난해 12월 예수 성탄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는 염수정 추기경의 모습. 염 추기경을 보좌하는 두 사람이 부제들이다.

여성 사제 서품 불허는 2000년 된 전통 교리

가톨릭 교회의 여성 사제 논쟁은 오래된 신학적 논쟁거리다.

교단마다 입장이 다른데, 로마가톨릭 교회는 여성 사제를 금지하는 반면 로마가톨릭에서 파생된 성공회는 여성 사제직을 허용한다.

로마가톨릭 교회가 여성 사제를 금지하는 근거는 다양하다. 예수의 열두 사도가 모두 남자였으며, 성모 마리아도 사제로 서품되지 않았으므로 여성 사제 서품은 불가하다는 오래된 교회의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런 전통적 입장을 교황청이 1976년에 재확인한 것이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성차별적 요소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면 성공회의 경우 1977년 미국성공회에서 첫 여성 사제가 나온 데 이어 영국성공회도 1987년 여성 부제를 허용했다. 2014년에는 영국성공회에서 여성이 주교품에 오르며 금녀의 성역이 허물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에서 여성 사제가 허용되기까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교회 전체의 중요한 입장을 바꾸려면 공의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가톨릭 공의회는 325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한 니케아공의회 이후 지금까지 단 21회 열렸다.

가장 최근의 공의회는 1962~1965년에 열린 2차 바티칸공의회다. 이때 소녀 복사(사제의 예식 집전을 보조하는 역할)가 최초로 인정됐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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