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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의원이 첫 클린턴 지지 선언

현직 미국 공화당 의원이 최초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표명했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고향 뉴욕이 지역구인 리처드 해나(65)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지역지 시러큐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는 나라를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나는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트럼프는 공격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기꾼”이라 혹평했다. 이어 그는 “클린턴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교육 확대나 여성 건강보험 개선 등 몇 가지 주제에선 나의 의견과 같다”며 “클린턴이 이 나라를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2014년 뉴욕주에서 3선에 성공한 해나 의원은 동성 결혼을 지지하고 낙태 금지법에 반대하는 등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무슬림계 전사자 가족 비하, 친 러시아 발언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에 대해 미 주요 언론은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언론을 향한 트럼프의 불만도 폭발했다. 1일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CNN은 힐러리의 보도 공장(Press Shop)” “요즘 사람은 힐러리만큼 CNN을 안 믿는다”는 등 6개의 CNN 비난 글을 연달아 올렸다.

이날 오후에도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불법이민자의 폭력에 희생당한 연사의 연설 도중 CNN은 생중계를 끊었다” 등의 내용으로 CNN을 비난했다. 그는 경선 때부터 CNN이 클린턴에게 치우쳐 있다며 “CNN은 Clinton News Network(클린턴 뉴스 방송국)의 약자”라 조롱했다(원래는 Cable News Network의 약자).

이날 저녁 오하이주 유세에선 NYT로 전선을 확대해 “NYT 보도는 매우 부정직하다”며 NYT의 유세 취재 금지를 시사했다. 이미 트럼프 캠프는 워싱턴포스트(WP), 허핑턴포스트 등 20여 개 매체에 대해 취재를 금지한 상태다.

11월 8일 대선까지 트럼프는 클린턴 뿐 아니라 ‘언론과의 전쟁’을 이겨내야 하는 처지로 몰린 셈이다. 실제 대다수 언론이 트럼프에 비판적이다. 예컨대 1일 WP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실린 칼럼 6개는 ‘트럼프 거짓말 모음집’ 등 모두가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 일색이었다.

헤롤드 폴락 시카고대 교수는 칼럼에서 “트럼프는 외부의 적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꾀하는 점에서 1950년대 정치적 반대자를 공산주의자로 매도했던 조지프 매카시와 공통점이 있다”고 맹공했다. CNN도 하루종일 민주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섰던 무슬림계 미군 전사자 부모 발언에 대한 트럼프의 비난을 문제삼았다.

미 대선에선 미 언론은 관례적으로 자신의 논조에 맞는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다. 통상 NYT 등 대부분의 주요 신문은 대선 3~4주 전인 10월 중순 경에야 지지 후보를 공식 발표했고, 방송사는 표면상 중립을 지켰다. 이 때문에 트럼프 측은 “신문은 물론 방송까지 처음부터 대놓고 ‘트럼프 낙선’을 위한 흠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며 “그들은 ‘클린턴 재단’과 외국 정부의 은밀한 거래 등 클린턴의 구린 곳은 쳐다보려 하지도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NYT의 딘 베케이 편집인은 이에 대해 “클린턴 캠프로부터도, 버니 샌더스 캠프로부터도 ‘혹독하고 편파적’이란 불만을 들었다”며 “모든 후보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NYT)가 잘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CNN은 아예 트럼프의 반발을 무시했다.

문제는 트럼프가 역대 대선에서 공화당을 지지한 언론조차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보스턴헤럴드·워싱턴타임스 등 상당수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전무에 가까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이기준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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