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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제자리인데 껑충 뛴 전기료

저(低)유가와 경기 부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0%대에 머물렀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7% 올랐다.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원인은 저유가지만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며 물가를 끌어내리는 조짐도 나타난다. 석유류·농산물을 제외한 물가(근원물가) 상승률은 7월 1.6%를 기록했다. 지난해 2%대를 유지하다 올 들어 1%대로 진입한 뒤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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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달 물가가 유독 급등한 품목도 있다. 전기료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2% 올랐다. 요금 조정이 없었는데도 이처럼 물가가 오른 건 지난해 시행한 누진제 완화의 여파다. 정부는 지난해 7~9월 한시적으로 가정용 누진제를 완화해 전기료 부담을 줄여줬다. 하지만 올해는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서 물가가 확 뛴 것처럼 보인 것이다.

현재 전기요금은 가정용에만 누진제가 적용된다. 월 사용량이 100kWh 아래인 1단계(60.7원)와 500kWh를 초과하는 6단계(709.5원) 간 단가 차이가 11배 이상 난다. 그런데 평소 2~3단계(125.9~187.9원)를 쓰는 가구도 여름철에는 냉방용 전기 사용량이 늘면서 4단계(280.6원)로 뛰어오르는 경우가 잦다. 지난해에는 7~9월 석 달간 한시적으로 4단계에 해당하는 용량을 썼더라도 3단계 요금을 적용했다. 상당수 가구에 에어컨을 틀 수 있는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시 전국 647만 가구에 1300억원의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효과가 났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대비 61% 늘어난 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2조원 이상의 이익을 낼 것이란 게 증권사들의 예상이다. 이처럼 여건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정부는 올해 누진제 완화를 도입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말 그대로 한시 조치였는데 올해도 시행될 경우 연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찜통더위에 에어컨을 켜는 가구가 늘면서 과도한 누진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이 6단계의 누진제를 4단계로 축소하는 정책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전기요금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측은 “누진 단계를 축소할 경우 혜택이 주로 전기를 많이 쓰는 여유 있는 가구에 돌아간다”며 “누진제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정용 전기요금은 OECD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세종=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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