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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명가수보다 유명한 음치, 플로렌스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1868~1944)는 디바가 되고 싶었습니다. 남편과 이혼하고 부친이 사망한 다음에야 그녀의 야망은 실현됩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 덕분이었습니다.

음악을 공부하러 뉴욕으로 간 플로렌스는 공연기획자인 두 번째 남편 클레어 베이필드를 만났습니다. 그의 도움으로 1930년대 말 플로렌스 젠킨스는 ‘꿈의 무대’ 카네기홀에 섰습니다.

자비로 열린 그녀의 뉴욕 데뷔 리사이틀에 참석한 비평가들은 그녀가 만들어낸 ‘음악 이전의 소리’에 경악했습니다.

신문에 실린 리뷰는 반어적인 표현으로 가득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비교 불가능한’ 같은 신문의 헤드라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사람들은 그녀의 리사이틀에 몰려들었습니다. 그리고 평론가들 못지않게 경악했습니다.

그러나 청중은 환불을 요구하는 대신 그녀의 노래에 “브라바”를 외쳤습니다. 뭐 ‘될대로 되라’는 심정이었을까요? 뉴욕의 디바, 젠킨스의 전설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무대의상도 독특했습니다. 금실을 짜 넣은 은빛의상과 물고기 비늘 같은 모양의 날개를 달고 등장했습니다. 누에고치 알에서 튀어나오기도 했습니다. ‘카르멘’을 부를 때는 숄을 걸치고 입에 물었던 빨간 장미를 객석에 던졌습니다.

‘많이 안 불렀으면’ 하는 사람들의 바람과 달리 그녀의 레퍼토리는 넓었습니다. 모차르트의 ‘알렐루야’와 ‘밤의 여왕의 아리아’,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아 그이인가, 꽃에서 꽃으로’ 등 많았죠.

젠킨스는 단지 디바병 환자였을까요. 그녀는 후원자이기도 했습니다. 콘서트와 음반취입으로 벌어들인 돈을 자선사업과 예술의 후원에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고 전해집니다.

어쩌면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노래에 대해서 잘 알고 그것을 역으로 이용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8월 국내 개봉하는 영화 ‘플로렌스’는 플로렌스 젠킨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메릴 스트립이 플로렌스 젠킨스로, 휴 그랜트가 매니저이자 남편 클레어 베이필드로 분합니다.

플로렌스 젠킨스의 노래로 모차르트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들어보시죠. 카네기홀에 섰던 그녀보다 여러분이 훨씬 잘 부릅니다. 자신감 넘치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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