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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스냄새 민원신고 지점 살펴보니…해운대~광안대교~명지대교 차량 이동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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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부산시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부취제를 실은 차량이 냄새 발생 원인일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최초 신고지점인 해운대 쪽의 고정된 시설(고정 오염원)이 원인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취제는 냄새가 나지 않는 가스에 혼합해 냄새를 유발하는 화학물질로 부산항 신항을 통해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는 도로를 이동한 차량(이동 오염원)이 원인일 가능성과 함께 고정 오염원이 존재할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21일 소방서와 경찰, 부산도시가스 등에 접수된 민원 신고 지점을 지도에 표시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신고지점 개수는 소방서 58곳, 부산도시가스 22곳, 경찰서 38곳 등 총 118곳이었다. 이 가운데 중복 신고를 했거나, 구(區) 단위로 신고해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곳을 제외한 112곳을 신고시간대에 따라 10분 단위로 나눠 나타냈다.

지도에 표시된 점들을 기준으로 보면 동쪽 해운대에서 서쪽 강서구 명지동까지 1시간40분 정도에 걸쳐 동쪽에서 서쪽으로 신고지점이 이동한 것이 뚜렷했다. 특히 탱크로리 같은 이동오염원이 해운대~광안대교~동명대~우암동~감만부두~부산역~명지대교~명지동 경로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최초와 마지막 신고 시간의 차이가 해운대에서 강서구까지 차량으로 실제 이동했을 때 통상 걸리는 시간과 비슷하다는 점도 이동오염원 존재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31일 부산시의 한 관계자도 "가스 냄새가 난다고 신고한 지역의 분포를 보면 (냄새 원인이) 육로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첫 신고 지역이 해운대쪽인 점을 고려하면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 부취제를 실은 차량이 부산시내 도로를 이용하다가 문제가 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와 부산시, 울산시,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부산·울산지역 가스·악취 민관 합동조사단도 28일 1차 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부산지역 가스 냄새의 원인은 부취제일 확률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탱크로리의 출발지가 울산이고, 최종 목적지가 명지동 혹은 녹산국가산업단지였다면 굳이 해운대를 거쳐 부산시내를 관통했겠느냐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했을 수도 있고, 해운대쪽으로 이동해 광안대교를 이용했다 하더라도 부산역 부근이 아닌 황령대로를 타고 곧장 서쪽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남구 지역에서는 도로방향과 직각 방향인 남북(혹은 북서~남동) 방향으로 길게 냄새 신고가 접수됐고, 신고건수도 특별히 많았다는 점이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한편 이동 오염원이 아니라 한 곳에서 냄새 물질이 유출된 경우, 즉 고정 오염원이 존재했다면 가장 빨리 신고된 해운대구 쪽에 위치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당시 기상청 자동기상측정장비(AWS) 자료를 보면, 해운대에서는 북동풍이, 남구에서는 동풍이, 사하구에서는 남동풍이 계속 불고 있었고, 이같은 풍향은 민원 신고지점의 이동 순서과 일치했다. 동래구에서는 북서풍이, 영도구에서는 바깥 바다로부터 강한 동풍이 불고 있었기 때문에 냄새가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가스 냄새가 해운대에서 강서구 명지동까지 30㎞에 이르는 긴 거리를 계속 좁은 띠를 이루며 확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정 오염원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복수의 대기전문가들은 "오염물질이 확산·희석되지 않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기가 아주 안정되는 등 특수한 조건에서나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30㎞를 이동한 뒤에도 시민들이 냄새를 인지할 정도라면 최초 배출지점의 경우 다량의 오염물질이 배출됐어야 하고, 그 경우 최초 배출지점 주변에서는 눈에 띄는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고정오염원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부근에서 냄새를 감지하고 최초로 신고한 A씨는 "주변에 사람들과 함께 가스 냄새를 맡았고, 해수욕장에 손님들이 많이 찾을 시기여서 안전이 걱정돼 곧바로 신고했다"며 "당시 도로변에 서있었지만 정확히 어느 방향에서 냄새가 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해운대 지역에도 별다른 피해 신고도 없었다.

안양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구윤서 교수는 "미세한 바람의 분포를 고려하는 바람장(場)을 이용해서 대기모델링을 하면 고정오염원인지, 이동오염원인지 구분할 수 있다"면서도 "민원 신고만으로는 오염물질의 농도가 어떻게 분포했는 지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합조단은 현재 부취제 취급·사용업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합조단은 부취제가 이동 중에 유출됐을 가능성과 용기 폐기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경찰청은 사용·폐기 이력 등 부취제에 대한 관리 실태와 당일 업무일지 등 파악에 나선 상태다.

환경부는 당일 대기조건을 고려한 냄새유발 물질의 대기확산모델을 분석하고 있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도 냄새발생 지역에 대한 대기오염측정 결과를 분석해 신고 내용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 합조단은 부경대 환경연구소 서용수 단장 주재로 2일 부산시청에서 2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 강승우 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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