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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으로 모든 문제 해결” 과거 방식 안 통해


정부가 26일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이번 추경예산으로 국가재정은 당초 386조4000억원에서 395조3000억원에 이르게 돼 ‘나라살림 400조원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우선, 이번 추경예산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과거 관행적인 추경편성을 경계하고자 ‘국가재정법’ 제정 당시에는 추경편성의 요건을 강화했지만 이후 두 차례의 개정으로 그 취지가 많이 희석됐다. 추경을 통한 재정 확대가 하반기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조선업 등 산업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고 이로 인한 일자리 문제는 단기에 재정을 통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브렉시트 등 대외여건도 향후 상당기간 불확실성을 높여 우리 경제를 힘들게 할 이슈다.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일시적인 충격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면 추경을 통한 대증적인 재정확대보다는 국채상환을 통해 재정 여력(fiscal space)을 확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정책결정이 될 수 있다.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국가재정은 적절하게 경기조절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정말 어려운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재정이 최후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해야 한다. 추경 덕분에 과거 IMF 경제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뜬히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이는 어쩌면 우리 자녀들이 미래에 갚아야할 국가채무와 맞바꾼 것일지도 모른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인 2002년에 국가채무는 133조8000억원 규모였다. 이후 노무현 정부 말인 2007년 299조2000억원, 이명박 정부 말엔 443조1000억원이었다. 박근혜 정부 임기 말인 2017년 국가채무는 692조9000억원으로 5년 동안 249조8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부터 연속 4년 동안 세수가 예상보다 적게 걷혔고 그 세수 결손부분을 충당하기 위해 적자성 국채 발행을 늘려왔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 세수가 더 걷혔다고 하반기에 국가채무는 1조2000억원만 상환하고 지출을 9조8000억원 늘리는 재정운용은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정책결정자는 모든 문제를 국가재정으로 해결하려는 발상, 이른바 재정중독(fiscal alcoholism)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과거 정부 주도의 성장단계를 넘어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성장과 분배,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우리 경제가 한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패턴의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국가재정도 마찬가지이다. 국가채무의 규모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외국에 비해 낮다는 것은 숫자일 뿐 실제로 그 나라의 재정이 얼마나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쓰이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20대 국회의 첫 번째 예산안 심사에서 ‘정책국회’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길 기대한다.


 


 


신해룡?호서대 교수(전 국회예산정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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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