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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종오, 양궁 보배, 검객 지연, 태권 대훈 … ‘10-10 특명’ 받았지 말입니다


스포츠 팬들이 뜨거운 8월의 밤을 기다리고 있다. 지구 정반대 편에서 12시간 시차를 두고 세계인의 축제 리우 올림픽(6~22일)이 열린다.


한국은 24개 종목 204명의 선수를 리우 올림픽에 파견했다.


이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10위 안에 진입하는 것이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종합 5위·금 13개, 은 8개, 동 7개)을 올린 다음 올림픽이어서 선수단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 한국은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양궁·사격·유도·펜싱·태권도와 112년 만에 채택된 골프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10-10’ 프로젝트를 이끌 10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소개한다.


 


스포츠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수성(守城)이 어렵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연속으로 따는 건 기적에 가깝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7·KT)는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10년 이상 세계 최정상을 지켜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50m 권총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1위를 달리다 마지막 발에서 6.9점을 쏘는 실수를 범해 2위로 밀려났다. 절치부심한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공기권총 10m 은메달, 권총 50m 금메달을 따냈다. 2012년 런던에서는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년이 넘는 올림픽 역사상 권총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한 선수는 독일의 랄프 슈만과 진종오뿐이다.


4년이 또 흘렀지만 진종오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총잡이다. 10m 공기권총 본선·결선(594점, 206.0점)과 50m 권총 본선·결선(583점, 200.7점)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주 종목 50m는 세계랭킹 1위, 10m는 4위다. 진종오는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 양궁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도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양궁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7개의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없었다. 런던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던 기보배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출전조차 못했다. 대표 선발전에서 10위까지 밀렸다. 기보배는 이를 악물고 활시위를 당겨 지난해 대표팀에 복귀했다. 기보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후배 최미선(20·광주여대)이다. 세계랭킹 1위 최미선은 기보배를 제치고 대표 선발전 1위를 차지했다. 큰 경기에서는 경륜과 강심장을 갖춘 기보배도 만만치 않다. 동점 시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기보배의 승률은 71%에 이른다.


‘미녀 검객’ 김지연(28·익산시청) 역시 2연패에 도전한다. 4년 전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지연은 뛰어난 외모로도 관심을 받았다. 김지연은 런던 올림픽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 사브르는 찌르기뿐 아니라 베기도 가능한 데다 상체 전 부분을 공격하기 때문에 매우 격렬하다. 김지연은 지난해 2월부터 제대로 걷기 힘들 정도로 고관절 통증에 시달렸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지연은 빠른 발을 앞세운 ‘발 펜싱’으로 정상에 재도전한다.


베이징 올림픽 최고 스타였던 ‘윙크보이’ 이용대(28·삼성전기)와 ‘마린보이’ 박태환(27·인천시청)도 정상을 노리고 있다. 이용대는 이효정과 베이징 대회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냈지만 런던에서는 정재성과 함께 나서 남자복식 동메달에 그쳤다. 이용대는 세 번째 파트너인 유연성과 함께 리우로 떠났다. 이용대는 “우리가 세계랭킹 1위지만 절대 방심하지 않는다. 마지막 올림픽이란 각오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에겐 이번이 네 번째 올림픽이다. 베이징에서 금 1·은 1개, 런던에서 은 2개를 따낸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법정 공방까지 치른 뒤 가까스로 리우에 가게 됐다.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떨어져 금메달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박태환은 명예 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잘생긴 외모로 ‘태권 아이돌’이라 불리는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은 현재 태권도 남자 68㎏급 세계랭킹 2위다. 2014·2015년 세계태권도연맹(WTF) 올해의 선수로 뽑힐 만큼 인기도 많다. 런던 올림픽 남자 58㎏급에서 은메달을 딴 이대훈은 이번엔 68㎏급에 출전한다. 그는 “선수 생활 동안 지금 컨디션이 가장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손연재(22·연세대)는 런던 대회에서 아시아 리듬체조 선수로 역대 최고 성적(5위)을 거뒀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그는 지난 9일 끝난 카잔 월드컵에서 74.900점으로 개인종합 최고점을 작성할 만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리듬체조 세계랭킹 1, 2위인 마르가리타 마문(21)과 야나 쿠드럅체바(19·이상 러시아)가 금·은메달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여 손연재는 동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연재는 “경기 당일 실수하지 않고 훈련한 대로 연기를 펼친다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유도 73㎏급 안창림(22·수원시청)에게는 이번 올림픽이 매우 특별하다. 재일동포 3세인 그는 일본의 유도 명문 쓰쿠바대 2학년 시절인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일본 대표팀은 한국 국적을 가진 그에게 귀화를 권유했지만 안창림은 이를 거절하고 쓰쿠바대도 그만뒀다. 2014년 용인대로 편입한 안창림은 한국으로 넘어온 지 2년도 되지 않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그는 시상대 맨 위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꿈을 꾸고 있다.


리우 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구기 종목은 여자 배구, 남자 축구, 여자 핸드볼, 여자 하키, 남녀 골프, 남녀 탁구 등이다. 이 가운데 여자 배구의 메달 가능성이 가장 크다. ‘배구 여제’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 덕분이다. 세계 배구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약 15억6000만원)을 받는 김연경은 한국·일본을 거쳐 유럽 무대까지 평정하는 등 개인적인 성취를 모두 이뤘다. 그에게 남은 목표는 올림픽 메달밖에 없다. 여자 배구는 런던 대회에서 선전했으나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졌다. 당시 김연경은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하고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 김연경은 “이제 나이가 있으니 올림픽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 더 절실하게 뛸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4·토트넘)은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로 출전한다. 한국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약 46억원)을 받는 손흥민은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선정한 올림픽 축구에서 주목할 선수 5명 가운데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김효경·박소영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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