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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장기 횡보 속 하락세 이어질 전망


중국 경제가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도성장이 끝나고 경제가 성숙단계에 들어서면 성장이 둔화되는 게 당연하지만 생각보다 속도가 빠른 것 같다. 두 자리 수 성장을 바탕으로 조만간 세계 최대 경제권이 될 거란 전망이 언제 있었는지 기억조차 희미할 정도다.


중국 경제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먼저 부채 문제다. 금융위기 당시 4조 위안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을 실시한 게 부채 문제를 악화시켰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업 부채다. 가계는 저축률이 높아 부채를 상환하는데 문제가 없고, 정부도 적자 규모가 작은 편이다. 반면 중국의 기업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63%에 달한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우리 기업의 부채 비율(109%)보다 높은 수준이다. IMF, 중국 은행 부실대출 비율 5% 추정부채가 많은 상태에서 경기가 둔화되면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부실채권이 늘어난다. 중국에서 벌써 이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올 5월 말 기준으로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은 2.15%, 부실 대출잔고가 2조 위안을 넘었다.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실제로는 발표치보다 훨씬 높은 5%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러스트 강일구


두 번째는 부동산 하락이다. 정책 금리 인하와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이 상승 전환했고, 매매도 늘었다. 이같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하반기 들면서 약해질 전망이다. 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선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가격 상승이 2선, 3선으로 번지고 있다. 자연히 부동산 가격과 소득 사이에 괴리가 커졌다. 중국의 주택가격은 기준 소득의 25.7배로 세계 95개국 중 다섯 번째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부동산을 가장 유용한 경기 부양책으로 생각해 왔다. 부동산 투자가 전체 고정자산 투자의 3분의 1을 점하고 있고,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하기 때문이다. 부동산·건설·주거 등 부동산 관련 부문이 중국 경제 성장률의 13%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부동산 가격이 둔화는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번째는 구조조정이다. 중국 경제는 오랜 시간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해 공급 과잉 정도가 심해졌다. 업종에 관계없이 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중 철강·석탄·유리·콘크리트 등이 특히 심하다. 가동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이익률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유기업의 총이익은 2014년에 비해 24.6% 하락했다. 민간기업도 1.4%가 줄었다. 과잉 설비에 의한 가격 하락의 영향이다. 투자가 성장의 40% 이상을 점했던 나라치고 문제가 생기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전례가 중국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


중국 투자 비중 높은 한국에도 악영향상황 개선을 위해 중국 정부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시진핑 정부 출범 후 주요 국정 과제로 선정할 정도로 중점을 두고 있다. 구조조정은 진행 과정에 고용 불안을 높여 소비를 위축시키기 때문에 당분간 경제에 하향 압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가 특별예산을 통해 재정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사회 안전망을 보강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과정이 오래 걸린다.


중국 경기가 둔화될 경우 제일 걱정되는 건 주식시장이다. 우리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해외 펀드의 30% 이상이 중국 관련 펀드일 정도로 노출도가 높아서 중국 주식시장의 흐름에 따라 우리 자산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92년 설립이래 중국 주식시장은 급등과 급락,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저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저점 확보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비축된 힘은 특정 사건을 계기로 분출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2014년 시행된 상하이-홍콩거래소 교차 매매(후강퉁·?港通)이 이런 사건에 해당한다. 2007년부터 7년 가까이 주가가 하락해 저가 메리트가 생긴데다 후강퉁이란 개방 조치가 가세하면서 주가가 5000까지 급등했다.


지금 중국시장은 급등-급락이 모두 끝나고 장기 횡보 국면에 들어가 있다. 상당한 계기가 없는 한 오랜 시간 동안 주가가 조금씩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경기 둔화는 이런 흐름을 가속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 시장은 경제 변수나 이익을 뒤늦게 반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익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판단을 내릴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익과 주가가 따로 움직이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도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과거보다 약하다. 브렉시트 이후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당분간 중국 주식시장은 그 혜택을 보지 못할 것 같다.


 


 


이종우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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