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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수출 7년 만에 1조원대 운용 인력 수출

2013년 9월 취임한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혁신 경영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400억 달러…한국,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 판다’ ‘사상 첫 원전 수출…국가적 경사’ ‘원전 수출 자격증 땄다…50년 원전사 새로 써’….


한국의 첫 원전 수출이라는 낭보를 보도한 2009년 12월 28일자 중앙일보 기사와 사설의 제목이다. 다른 언론의 보도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미국 기술로 국내에서 원전을 가동한 지 31년 만에 원전 수출국으로 발돋움했으니 의미가 컸다. 오랫동안 내공을 다지며 기술력을 쌓아 온 한국 기업과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수주전을 측면 지원한 정부가 박수를 받았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외교도 빛났다. 스스로 “입술이 터진 보람이 있네”라고 말할 정도였다.


수주 성공의 기쁨을 만끽하던 이명박 정부가 약간 ‘오버’한 부분이 있다. 국내외 언론이 보도한 원전 계약금액에 차이가 있었다. 국내 언론은 400억 달러로, 대부분의 외신은 200억 달러로 제목을 뽑았다. 외신은 그 당시 실제로 계약한 건설 부문의 계약금액을 인용한 반면 국내 언론은 원전 건설 후 60년간 운영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200억 달러의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는 정부 발표를 포함시켰다. AFP는 200억 달러의 추가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와 “아직 원전 운영 계약까지 맺지는 않았다”는 UAE 당국자의 말을 함께 전했다. 200억 달러의 추가 수주는 어떻게 됐을까.


그 첫 단추가 한국이 UAE와 원전 수출 계약을 맺은 지 7년 만에 드디어 끼워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UAE에서 건설 중인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준공 후 10년간 운영지원계약(OSSA)을 UAE 원자력공사(ENEC)와 지난 20일 체결했다. 원자력발전소 운영을 위해 원자로 조종감독자 등 전문인력을 해외로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수원은 원자력과 수력·양수발전 등을 통해 국내 전력의 약 30%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발전회사다.

아랍에미리트에 건설 중인 원전 1·2호기.


28일 전화로 인터뷰한 조석(59) 한수원 사장은 “상품 수출에만 주력하던 한국 경제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계약이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2009년 한수원이 참여한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프랑스·일본을 제치고 UAE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따냈다.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약 270㎞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내년 5월 1호기가 준공된다. 이후 1년 단위로 2호기부터 차례로 공사를 끝내 2020년 5월 4호기까지 들어선다. 5월 말 기준 종합공정률은 약 67%다. 내년 5월부터 해마다 최대 400명씩, 총 3052명(누적)을 현지로 파견한다. 파견인력 상당수가 원자로 등 각 분야의 기술자다. 계약 규모는 주택 임차료, 보험금 등 간접비용(3억2000만 달러)까지 합해 9억2000만 달러(약 1조400억원)에 이른다.


조 사장은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는 세계적 원전 건설업체인 미국 웨스팅하우스(WH)가 지어 준 것”이라며 “40여 년 만에 한국은 원전 수입국에서 원전 건설은 물론 운영까지 하는 원전 수출국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 계약도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은 그간 ‘고난의 행군’을 이어온 한수원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수원은 2013년 원전 납품 비리, 품질시험 성적서 위조사건 등이 터지며 ‘비리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진 뒤라 원전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컸다. 당시 한수원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기업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인 5등급을 기록했다. 그 힘든 시기에 한수원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이가 조 사장이다. 82년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지경부 에너지정책기획관과 성장동력실장,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지경부 제2차관을 지냈다. 특히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2004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년간 원전사업기획단장을 맡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용지 선정을 위해 처음으로 주민투표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2013년 9월 한수원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조직부터 개편했다. 조 사장은 “원자력사업 특성상 전문적인 지식을 강조하다 보니 내부에서만 사람을 뽑는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가장 큰 문제였다”며 “이런 분위기를 깨기 위해 31개 처·실장급(1급) 자리 절반을 외부 인사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2013년 당기순이익 적자를 냈던 한수원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 2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3월 본사를 경북 경주로 이전한 한수원과 조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2009년 UAE 원전 수출 당시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해 ‘세계 3대 원전 수출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UAE 원전 수출 이후 7년간 원전 수출 실적은 없다. 2009년 정부의 ‘200억 달러 추가 수주’ 약속이 지켜지려면 이번에 맺은 운영지원계약 외에 원전 연료 공급, 정비, 엔지니어링 지원 등 후속 사업을 따내야 한다. 박웅 한수원 UAE 사업센터장은 “정비 및 엔지니어링 등은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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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