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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4주, 4000장 기록서 다시 태어난 한양도성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여행이 끝난 뒤 아쉬운 추억들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죠. 지난 7월 24일 중앙일보 2층 교육장에 소년중앙 시간탐험대 3기 대원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대원들은 시간 여행을 하며 틈틈이 찍어뒀던 사진을 다시 꺼내 미니 북과 콜라주 만드는 법을 배워봤습니다.
미니 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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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중앙일보에서 시간탐험대 3기의 답사 내용을 정리하는 ‘한양도성 미니 북 만들기’ 수업이 열렸다.

미니 북 만들기는 여행 중 찍은 사진으로 책을 만드는 작업이에요. 사진을 엮어 이야기로 만들기 때문에 여행을 오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죠. 친구들에게 여행의 순간을 실감나게 소개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 작업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여행 중 찍은 사진이 많거나 여행에서 돌아온 뒤 많은 시간이 흘렀다면 기억이 희미해졌을 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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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북에 넣을 사진을 고르는 박리나·배지은·오청아 대원(왼쪽부터).

시간탐험대 이시연 대원도 “4주밖에 안 됐는데 벌써 잊혀진 것 같다”며 “내가 찍었던 사진인데 낯설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죠. 이런 황당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여행 일정과 그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내용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함께 여행한 친구나 가족과 대화를 나누며 추억을 떠올려도 좋고요. 시간탐험대 대원들도 조별로 모여 백악산·인왕산·남산·낙산구간의 일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준비물 A4 크기 색지, 가위, 풀, 사진, 색연필, 사인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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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진 선택하기 미니 북 만들기 1단계는 사진 고르기입니다. 수많은 사진 중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담겨 있는 사진을 고르는 작업이에요. 4주간 카메라를 들고다녔던 대원들은 한 사람당 4000장 이상의 사진을 찍었어요. 미니 북에 모든 사진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30장, 다시 15장으로 추리는 방식으로 사진을 줄여나갔죠. 사진 작업을 도와준 박소진 기억발전소 선생님은 “일정한 주제를 두고 사진을 선택하면 더 수월하다”고 조언했어요. 예를 들어 문화재·자연·인물 등으로 주제를 나누면 사진을 분류하기 더 쉽죠. 또 사진과 사진이 엮이며 이야기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박리나 대원 "친구들에게 한양도성에 숨겨진 보물을 소개하고 싶었어. 창의문의 봉황, 경희궁 문을 본뜬 신라호텔 정문, 시대별 성벽 등 모르고 지나쳤을 문화재가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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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진 나열하기 선택한 사진의 순서를 정할 차례입니다. 미니 북을 어디에 사용할지를 생각해 본 뒤 줄거리를 먼저 만들어 보세요. 사진이 모여 이야기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만 봐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 수 있도록 흐름이 생기면 좋아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은 일기장이라면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 순으로 나열하면 되고, 친구에게 여행지를 소개하는 가이드 북이라면 이동 순서에 맞춰 나열하면 되겠죠.

정혜윤 대원 “한양도성 답사가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이야기 같았어. 집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지. 집으로 가기 위해 백악산을 오르고, 수표교를 건너던 중 과자로 만들어진 정동제일교회에 다다라 과자를 먹으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로 사진 순서를 정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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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디자인과 글 적기 이야기 순으로 정리한 사진을 책장에 붙이는 작업입니다. 사진 내용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배치에 신경을 써야 해요. 일렬로 배치하면 보기에는 편하지만 재미가 없고, 너무 많은 사진을 넣으면 한눈에 이해하기 어렵겠죠. 사진의 배치와 텍스트의 조화도 중요합니다. 글은 사진 내용을 그대로 설명하거나 자신의 느낌을 적어요. 이때 사진과 글 내용을 고려해 글씨체와 펜의 색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작은 손 그림을 그려 넣으면 더 감성적인 책이 만들어지죠. 한 장에 사진은 2~3장, 글은 1~2줄로 요약하는 것이 보기에 좋습니다.

설유진 대원 “손 그림으로 성벽과 열심히 걷고 있는 내 다리를 그려 봤어. 한양도성의 느낌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 보려고 했지. 사진과 글만 들어갔으면 보는 재미가 없었을 텐데 이렇게 꾸미니 보는 재미도 있는 거 같아.”

사진 콜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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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탐험대 3기 활동은 콜라주 작업으로 마무리됐다. 왼쪽부터 양승민·이민정·이수경·오청아·지소윤·이혜민·이준형·조우현 대원.

미니 북으로 여행의 기억을 되살렸다면 콜라주를 통해 여행지를 새롭게 만들어 볼 차례입니다. 콜라주는 미술 표현 기법 중 하나에요. 헝겊이나 비닐, 타일, 종이 등 재질이 다른 여러 가지 재료를 도화지에 붙여 창작물을 만드는 작업이에요. 여행 사진을 이용한 콜라주는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본 여행지를 표현하고, 그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는데 도움이 돼요. 내가 찍은 사진을 변형해 새로운 사진을 만들기 때문에 상상력이 필요하죠. 특히 같은 사진을 활용해도 각자 다른 작품이 탄생하기 때문에 나만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어. 시간탐험대 대원들은 한양도성의 과거, 현재, 미래를 콜라주로 만들었어요. 600년의 시간을 거치며 훼손된 부분은 제대로 고치고, 미래에는 지금의 모습 그대로 보존된 모습을 상상해 봤습니다.

준비물 8절지 도화지, 사진, 가위, 풀, 색연필, 사인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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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디어 밑그림 그리기 사진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입니다. 실제 여행지와는 다르게 자신이 느낀 그대로 그림을 그려보세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8절지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큰 윤곽과 구도만 잡으면 돼요. 이때 주제를 잡고 그리면 훨씬 수월합니다. 시간탐험대 대원들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한양도성’과 ‘미래에 내가 꿈꾸는 한양도성’을 주제로 그림을 상상해 봤어요. 4주간 한양도성을 걸으며 마음속으로 그려왔던 모습이 8절지 도화지 위에 그려졌죠.

오청아 대원 “성문 아래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도성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봤어. 미래에는 이동이 편리해질테니까. 이번 답사는 걷느라 힘들었는데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면 한양도성 답사도 쉬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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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진 속에서 이미지 찾기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사진 속에서 찾아보세요. 숨은 그림을 찾듯 사진을 구석구석 꼼꼼히 봐야 합니다. 성벽에 사용된 돌 하나하나 모두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낱개로 잘라서 사용할 수 있어요. 홍예의 봉황은 성벽의 문양으로 활용할 수 있고요. 사진을 조각조각 오려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도 좋습니다. 같은 풀잎이라도 사진이 찍힌 장소와 시간, 각도 등에 따라 모습이 달라요. 그 차이를 느낀다면 더 풍성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김민규 대원 “한양도성을 걸을 때는 보지 못했던 비둘기, 자동차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어. 나는 찍은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웬만한 건 모두 찍혀 있더라. 내가 원하는 사진이 없을 땐 사진을 붙여서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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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밑그림 위에 오려 놓은 사진 붙이기 잘라둔 사진 이미지들을 밑그림 위에 붙이는 작업입니다. 처음 생각했던 그림대로 사진을 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지가 없는 부분은 손으로 그려도 되고, 필요 없어진 부분은 지워도 상관없어요. 이미지를 붙이며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색이나 크기를 변형시켜도 좋습니다. 단, 그리려고 한 대상의 윤곽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아요. 그림의 대상이 불명확한 채 사진을 붙이다 보면 의미 없는 사진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콜라주는 생각과 생각을 엮으며 여행지를 나만의 공간으로 새롭게 만드는 데 의미가 있으니, 보여주고 싶은 대상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만들어 보세요.

김명섭 대원 “옛 조선신궁 자리에 현재 남산 정상에 있는 N서울타워를 붙였어. 남산구간에서 알게 된 조선신궁이 강렬했거든. 신궁은 사라졌지만 일제강점기의 치욕은 절대 잊지 말자는 의미지.”

글=이민정 기자 lee.minjung01@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진행=기억발전소 전미정 대표, 박소진 팀장, 이원영·김성용 사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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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