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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디서 얼마나 머무는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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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인사이트의 온라인 대시보드는 유동인구와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 수, 일정 시간 이상 체류하는 인원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서울 강남역 주변은 한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상권으로 손꼽힌다. 사람이 몰리는 곳이니 가게도 많다. 여러 기업의 플래그십스토어가 강남역 주변 강남대로에 몰려 있다. 가게가 넘쳐나니 임대료도 한국 최고 수준이다. 이 거리에선 무슨 가게를 열든 장사가 잘 될 것만 같다. 고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강남대로에 입점하는 이유다.

그러나 막연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강남대로를 오가고 실제론 얼마나 매장을 방문할까? 비싼 임대료를 내는 만큼 매출이 나올까? 자영업자라면 늘 궁금한 질문이다.

그래서 매장을 운용하는 기업이나 자영업자는 늘 유동인구를 조사한다. 매장 방문객을 분석하기 위해 시장조사기관에 의뢰하거나, 지나치는 행인을 감지하기 위해 적외선 센서 등을 이용한다. 문제는 이런 데이터가 정확하진 않다는 것이다.

데이터의 신뢰도가 낮은데다 비용도 많이 든다. 돈을 들여 유동인구를 알아냈지만 실제 경영에 참조해 의사결정을 내리기엔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매장에선 결국 매출액을 중심으로 단순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스마트 시대’라지만, 실제 오프라인 매장들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단 얘기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좀 더 정확하고 풍부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까? 2014년 설립한 기술벤처기업 조이코퍼레이션(ZOYI CORPORATION)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힌트를 얻었다.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은 구글 어낼리틱스 등의 분석 도구로 사이트 방문자 정보를 분석한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기초로 운영이나 마케팅을 최적화했고, 그 결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온라인 쇼핑몰이 연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는 동안 전체 리테일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성장이 정체돼 있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온라인 분석 방식을 오프라인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성장이 정체된 오프라인 매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휴대전화 신호로 유동인구 정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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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매장 방문자의 휴대전화 신호를 잡아내는 워크인사이트 개념도.


해답은 사물인터넷(IoT)이다. 여러 군데에 정보 기기를 설치해 지나가는 사람의 수를 세고 인터넷을 통해 이들 정보를 실시간으로 취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조사 결과는 기존 조사방법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준다.

조이코퍼레이션의 오프라인 방문객 분석 솔루션 ‘워크인사이트(Walk Insights)’에 따르면, 같은 강남대로라도 서초구 방면의 유동인구가 강남구 방면보다 더 많다. 또 강남상권은 출퇴근족이 많아 주중 통행량이 주말보다 약 17% 는다.

통행량 중 3분의 1이 이 지역을 자주 찾는 재통행 인구이고 10명 중 1명은 외국인…. 기존 리서치 방법으론 파악하기 어려웠던 정보다. 워크인 사이트는 거의 정확한 인원 수를, 그것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어떻게 조사했을까? 조이코퍼레이션은 매장 방문객의 98%가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에 주목했다. 방문객마다 휴대폰은 가지고 있을 테니 휴대폰 신호를 분석하면 온라인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분석할 수 있단 논리다.

매장 내 휴대폰 신호를 잡아내는 센서 ‘조이스퀘어’를 설치하면, 휴대폰 무선신호를 분석해 매장 밖 유동인구에서부터, 매장 방문객, 체류시간, 재방문 여부까지 알 수 있다. 분석된 데이터는 온라인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

이런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워크인사이트 서비스에 쓰이는 사물인터넷 기기는 모두 조이코퍼레이션이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무선신호 데이터를 정교하게 찾아내고 수집하는 기술, 빅데이터를 수집·저장·처리하는 기술,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해내고 이를 웹 상에서 시각화하는 기술 등이다. 워크인사이트가 매일 처리하는 데이터 양은 3억 건에 달한다.

한국에서만 조사하고 있는 건 아니다. 워크인사이트는 현재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주요 상권에 있는 1500개가 넘는 매장에 설치돼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다.

최근에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유동인구를 조사하는 계약을 하고, 파일럿 테스트를 마친 뒤 연간 계약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동경 올림픽을 앞두고 지하철 역이나 도쿄 시내 유명 관광지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을 파악할 예정이다.

워크인사이트 고객의 절반 이상은 수백 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기업이다. 현재 국내 주요 뷰티·패션·통신·유통 업체가 워크인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워크인사이트로 매출이 발생하기까지의 ‘퍼널(funnel) 지표’를 측정·관리한다.

그래서 매장관리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엔 매장 매출이 떨어지면 “손님이 없어서요”라는 변명만 들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데이터를 통해 상권 통행량이 줄어들고 있는지, 지나가는 사람은 많은데 방문을 하지 않은 것인지, 방문을 했는데 구매를 하지 않은 것인지 등의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어떤 프로모션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매장 내 머천다이징을 어떻게 개편해야 하는지, 신규 매장은 어디에 여는 것이 좋은지 등을 정량적인 지표로 판단할 수 있다.

일례로, 대형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한 편집 매장은 인테리어 리뉴얼을 하기에 앞서 워크인사이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간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2층 방문객의 절반 이상이 대부분 매장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 입구만 잠깐 보고 내려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기반으로 매대 위치, 상품 구성 등을 변경했다. 리뉴얼 후에는 방문객 대다수가 매장 안쪽 공간까지 이동했고 2층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데이터가 쌓여감에 따라 워크인사이트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질도 좋아지고 있다. 이젠 새로 입점하려는 지역의 타깃 통행량을 미리 알고 분석한 후 매장을 열고 있다. 유동인구가 똑같이 1만 명이라도 그중 타깃 고객이 몇 명인가에 따라 매장 입점 후 효과가 몇 배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년 간 뷰티 매장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은 뷰티 매장을 또 방문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게 마련이다. 이런 정보는 매장을 열 때 주요 의사결정의 근거가 된다.
 
O2O 커머스 시장에 주목

조이코퍼레이션은 O2O(Online to Offline) 커머스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이미 소비자의 52%는 3~4개의 다양한 채널로 쇼핑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몰과 오프라인 매장은 각기 다른 형태로 영업하고 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 검색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고 온라인 몰에서 사면 불편한 점이 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쇼핑하는 데 불편한 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엔 ‘채널(Channel.io)’ 서비스도 론칭했다. 채널은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대화형 CRM(고객관계관리) 서비스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자라면 누구나 홈페이지에 간단한 코드만 삽입해 채널을 설치할 수 있다.

고객들은 채널을 통해 PC나 모바일 어디에서나 채팅으로 편리하게 매장에 상품에 대해 문의할 수 있다. 사업자 역시 PC나 모바일을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답변할 수 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워크인사이트 매장 분석 데이터도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연동할 예정이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실시간 영업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기 위해서다.

 박상주 기자 sa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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