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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0 시대’ 한국식 접대의 종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위헌 시비에서 벗어나 예정대로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헌재, 김영란법 언론인·사립교원 적용 합헌 결정
관행으로 용인돼 온 접대·청탁 9월 28일부터 규제
국민 8%인 400만 명이 대상…축산·화훼업 타격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소장 박한철)는 28일 이 법을 두고 한국기자협회·대한변호사협회와 이들 단체 간부, 사립학교장·사립학교 유치원장 등이 제기한 네 건의 헌법소원 사건을 각하 또는 기각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사학 교원, 언론인의 법 적용 대상 포함 여부는 재판관 7대 2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공직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교원, 언론인 등 민간 영역과 그들 배우자의 금품·향응 수수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은 그대로 시행된다. 대상자가 대한민국 국민의 약 8%인 400만 명가량이다. 언론과 사학을 이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일각의 주장을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영란법의 시행령상 직무 관련자로부터 제공 받아도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 상한선은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다. 이 법 적용 시 한국 사회에 격변이 예고되는 이유다. 술자리나 선물 제공, 접대 골프 등에 제동이 걸림으로써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 전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사회학과 교수)은 “대한민국 부정부패사가 앞으로 김영란법 이전과 이후로 나뉠 수 있을 정도로 이 법 시행의 여파는 클 것이다.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일반적 관행으로 용인돼 왔던 한국식 접대·청탁의 문화가 근절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한우·화훼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기업 S사의 대외협력 부장은 “이제 사람을 함부로 만날 수도 없고, 만나고 싶어도 김영란법에 포함된 수많은 직위와 직무 관련성 여부부터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헌재 결정을 기화로 상황별 행동지침과 가이드라인 마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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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김영란법은 음성적인 돈을 양성화해 국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축산업과 화훼업자 등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의 조사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7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법조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향후 급증할 김영란법 관련 법률 수요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속속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최근 한 대학 강의에서 “김영란법은 더치페이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덕진 교수는 “얼마나 현실성, 실효성이 있느냐는 면에서 김영란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이 법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이석·채승기 기자 oh.i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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