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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교육 영향력 커 청렴성 요청된다” 7대 2 합헌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 또는 기각한다.” 28일 오후 2시10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박한철 헌재소장의 주문 낭독이 끝나자 1층 대심판정이 술렁였다. 김영란법에 대한 위헌 시비가 일단락되는 순간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을 통해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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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사립교원에도 적용 합헌(7대 2)=헌재는 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포함한 부분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피해가 광범위하지만 원상 회복이 어렵다”며 “이들은 공직자에 맞먹는 청렴성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당초 이 법의 정부안은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국회 입법 과정에서 사립학교·언론사 직원을 포함하는 내용이 통과되면서 논란을 불렀다. 재판부는 “이 법의 목적과 교육·언론의 성격 등을 종합해 보면 입법자의 선택은 수긍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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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창종·조용호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의 사회윤리 규범 위반까지 형벌, 과태료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과도한 국가 형벌권 행사”라고 지적했다. 조 재판관도 “직무 성격이 공공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공·민간 영역의 본질적 차이를 무시하고 동일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의견을 냈다.

“민간영역까지 형벌 제재는 과해”
김창종·조용호 재판관은 위헌 의견
배우자 수수 신고의무 5대 4 합헌
“연좌제에 해당한다 볼 수 없어”
소수의견은 “균형 잃은 과잉입법”

◆배우자 금품수수 신고 의무도 합헌(5대 4)=헌재는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알았음에도 신고하지 않을 경우 공직자 본인이 처벌받는 조항도 합헌으로 판단했다. 청구인들은 이 조항이 연좌제 금지와 양심의 자유, 자기책임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무원 등에게 배우자를 통해 부적절한 청탁을 시도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고지할 의무를 부과할 뿐이다. 연좌제에 해당한다거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은 앞으로 배우자가 불법적인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는 공직자 자신이 금품을 받았을 때와 동일한 처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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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헌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김이수·김창종·안창호·이정미 재판관은 “미신고 자체를 금품수수와 동일한 형량으로 처벌하는 문제가 있다” “금품을 직접 수수한 배우자는 전혀 처벌하지 않고 이를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만 처벌하는 것은 균형 잃은 과잉입법에 해당한다” 등의 견해를 제시했다.

◆허용금품·가액 시행령 위임 가능(5대 4)=헌재는 또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품 액수를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한 김영란법 ‘위임조항’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외부 강의 등의 사례금이나 사교·의례 목적의 경조사비와 선물, 음식물 등의 가액은 일률적으로 법률에 규정하기 곤란한 측면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청구인 측에선 “식사 대접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라는 상한선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을 통해 규정한 것은 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지만 헌재의 다수 재판관은 “사회통념을 반영하고 현실 변화에 대응해 유연하게 규율할 수 있도록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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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창호 재판관 등 4명은 김영란법 적용 인원이 224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연구를 인용하며 “사실상 모든 국민이 법의 적용을 받으므로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가 정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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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청탁’ 모호한 개념 아니다(9대 0)=‘부정청탁’과 ‘사회상규’의 개념과 규제 행위 유형이 명확하지 않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재판관 전원일치로 배척됐다. 헌재는 김영란법이 많은 판례를 축적하고 있고, 부정청탁의 14가지 행위 유형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국민이 ‘금지되는 부정청탁’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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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헌재 결정에 대해 한국기자협회는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언론인들의 취재 활동이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고 비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민주주의의 후퇴다. 국회에서 조속히 법 개정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일훈·김선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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