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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저소득·고소득층 사이 연봉 7000만원대에 부담 집중”

“지금은 세율 체계를 조정할 때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미시 조정에 가까운 세법개정안
세수 연간 3171억원 증가 효과
여소야대·대선 의식 비과세 유지
야당 “법인세 올려라” 국회 진통 예고

28일 정부의 세법개정안 설명에 나선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른바 3대 세목 개편론에 대해 ‘불가’ 입장부터 분명히 했다. 법인세율 인상론과 소득세·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실제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미시 조정’에 가깝다. 예년과 비교해도 굵직한 세제 도입은 눈에 띄지 않고,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지속한 비과세·감면 축소 ‘드라이브’ 역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번 세제 변화로 추가로 들어올 세수의 규모는 연간 3171억원으로 추산된다. 세수 증가 효과가 1조원 규모였던 지난해 세법개정안에 비해 변화의 폭은 그만큼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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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처럼 조심스러워진 건 무엇보다 세금이 잘 걷히기 때문이다. 올해 1~5월에만 지난해 대비 19조원이 더 들어왔다. 3대 세수가 나란히 5조원 이상씩 늘었다. 나랏빚을 늘리지 않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조세부담률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2013년 17.9%에서 올해는 18.9%까지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다. 최 차관은 “2013년 최저한세율 인상, 대기업 연구개발(R&D) 공제율 축소 등 비과세·감면을 정비한 효과가 계속 나타나고 있고, 대기업의 실효세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소야대 국회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 환경도 정부가 ‘수비’로 돌아선 요인이다. 일몰이 닥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연장하고,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조치도 유지하기로 한 것은 정치권의 반발과 민심 이반을 우려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심층평가 결과 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겨냥했던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는 상당 부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단숨에 이를 없앴다간 근로자의 세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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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요구를 의식한 흔적도 엿보인다. 방향은 법인세 인상은 피하면서 고소득자와 자산가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쪽이다. 카드 소득공제를 유지하면서도 고소득자의 혜택은 줄이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주식 거래에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대상도 코스피 기준으로 종목별 보유액 25억원 이상에서 15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기업이 번 돈을 쌓아두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든 가계소득 증대 세제도 배당보다는 임금 인상과 투자에 쓸 때 주는 인센티브를 늘리기로 했다. 배당이 늘어난 혜택이 주로 대주주 등 자산가에게 몰린다는 비판이 일어서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배당금 중 59%가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는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정책 방향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사이의 ‘낀 계층’에 부담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축소 대상에 포함된 총 급여 7000만원대의 계층이 대표적이다. 총 급여란 연봉에서 비과세 소득을 뺀 것을 말한다. 정부가 서민·중산층과 고소득자를 가리는 공식 잣대는 올해 기준으로 총 급여 6100만원이다. 중위소득의 150% 이하가 중산층이란 경제개발기구(OECD)의 해석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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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 교수는 “현 정부 들어 형평성을 높인다며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대거 바꿀 때도 억대 연봉자보다 오히려 7000만~8000만원 연봉자의 세금 증가율이 높았다”면서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가 48%까지 늘어나면서 고소득자 범주에 묶인 이들 ‘낀 계층’에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감한 이슈를 피해 가려 하지만 세법개정안이 일단 국회에 제출되면 격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야당이 앞다퉈 법안을 발의하며 ‘일전’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세율 인상은 물론 담뱃세를 다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김재진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논쟁을 피할 수 없다면 공론의 장에 올려 생산적 토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우선 한국 사회가 추구해야 할 복지의 수준에 대한 논의부터 한 뒤 재원 마련 방법으로 옮겨 가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세종=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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